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산은-금호 재무개선 약정 '진통'

채권단 "대우건설 매각해야" 압박… 금호선 "전혀 고려안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간 재무구조개선약정(MOU) 체결작업이 진통을 겪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 등 채권단이 금호그룹의 대우건설 풋옵션 자금부담을 해소하려면 대우건설 등 핵심 계열사를 매각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금호그룹은 금호생명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이외의 다른 핵심 계열사를 처분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채권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금호그룹이 유동성 부담에서 벗어나려면 금호생명ㆍ서울고속버스터미널 이외에 대우건설 등 핵심 계열사를 매각해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며 “산은이 사모주식펀드(PEF)를 통해 대우건설을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지분은 금호산업 등 금호그룹이 32.5%, 풋옵션을 가진 재무적 투자자(FI)들이 38.6%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금호그룹이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는 것은 대우건설 풋옵션 때문이다. 금호그룹은 지난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3조5,000억원가량을 지원 받는 대신 올해 말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행사가격인 3만1,500원을 밑돌면 부족분을 보전해주는 풋옵션을 제공했다. 현재 대우건설 주가는 1만1,000원대에서 형성돼 있어 풋옵션이 행사되면 금호그룹은 3조원 이상을 보전해줘야 한다. 산은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대우건설을 인수한 뒤 향후 금융시장 상황이 개선되면 금호그룹이 우선적으로 재매입할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할 계획이다. 이는 산은이 동부그룹 계열사인 동부메탈 인수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산은 등 채권단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금호그룹은 대우건설 등 핵심 계열사 처분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금호그룹의 한 관계자는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을 위해 인수한 대우건설 및 대한통운을 다시 매각하는 것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대우건설 인수 당시 재무적 투자자들이나 제3자와 대우건설 풋옵션 해결을 위해 현재 논의하고 있으며 상당 부분 진척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매물로 나온 금호생명 인수에는 SC제일은행이 실사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SC제일은행은 최근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보험업 진출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지난해까지 녹십자생명 인수를 위한 논의를 지속해오다 매각가격에서 이견을 보이며 협상이 결렬된 후 금호생명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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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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