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중국] "대미갈등 정경분리 대응"

유고 주재 중국대사관에 대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오폭 사건에 대한 중국측의 격렬한 반발 움직임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일시적으로 악화된 양국 관계가 경제분야는 물론, 다른 주변국에 미치는 영향도 당초 우려보다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홍콩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지는 11일 중국 지도부의 주류파가 적어도 잠정적으로는 나토에 의한 유고 주재 중국대사관 오폭에 따른 미국과의 외교마찰과 중-미 경제·무역협력 관계를 분리, 처리하기로 내부 결정했다고 공산당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중국 지도부는 오폭 사건 이후 중난하이에서 연속 회의를 가진 끝에 미국측이 이번 위기 해결에 성의를 보일 경우 미-중 관계가 악화되지 않도록 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은 결국 미국과 안보, 인권 문제에 대한 회담은 유보하되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협상 등 경제 협력은 지속키로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오는 6월4일 텐안먼 유혈진압 사태 10주년을 앞두고 항의시위가 민주화 요구 시위 등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조만간 모든 반미시위를 중지시킬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중국 지도부의 격앙됐던 자세가 누그러지면서 베이징(北京)에서는 지난 주말 10만명까지 달했던 시위대 규모가 10일 수천명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전국대학들도 평온을 되찾는 등 진정세에 들어갔다. 하지만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3일 동안 지속된 중국의 격렬한 반미 시위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 후유증이 적지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해외 투자자들의 눈에 중국 사회의 불안정성이 그대로 노출됐다는 점이다. 이번 반미 시위에서 미 패스트푸드 업체인 맥도널드사의 경우 베이징 등 중국내 있는 여러 매장이 공격을 받았다. 또 미 무역회사인 코넬 브러더스사는 폭탄테러 위협까지 받기도 하는 등 불안한 사회상이 그대로 드러났다. 미국 법률회사인 빈슨 앤 엘친스사의 한델 리 변호사는 『지난 10년전 텐안문사태이후 사회 불안이 해소됐다고 생각했던 해외 투자자들에게 이번 사태는 또다시 중국의 불안정성을 각인시켜주는 교훈을 주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사업철수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중 하나인 골드만 삭스도 속수무책이기는 마찬가지였다. 당초 골드만 삭스는 고위관계자를 중국에 보내, 국영의 중국 건설은행과 협상을 갖기로 했다. 하지만 건설은행측이 『골드만 삭스측 관계자의 안전을 책임질 수 없다』고 밝힌 후 부랴부랴 협상을 연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뉴욕 금융계는 특히 11일 총 5억달러 규모인 중국 국영개발은행의 글로벌 채권 발행과 관련, 높은 스프레드(가산금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문주용 기자 JYMO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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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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