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질권 해제로 담 회장 부부는 약 1,000억원가량의 자금 여력이 생겼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담 회장 부부가 사재를 털어 동양그룹 지원에 나설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 2011년 6월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대출로 질권이 설정된 담 회장 주식 15만주 가운데 10만주가 해제됐다.
2012년 9월 신한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면서 질권이 설정된 이 부회장 주식 4만주 가운데 1만주도 해제됐다.
설정된 질권이 해제된 것은 지분가치 상승에 따른 담보비율 재조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적으로 은행과 최대주주 간 주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계약 갱신 때 담보비율을 조정한다. 담 회장이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2011년 6월 오리온의 주가는 30만원대였다. 2년이 지난 현재 90만원까지 치고 올라가 담보비율 조정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의 경우 지난해 9월 주식담보대출을 받을 당시 오리온의 주가가 90만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최근 담보비율 조정에 따른 질권설정 해제는 특별한 사례에 해당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주식담보대출을 진행할 경우 계약 갱신일에 지분 가치 상승에 따른 담보비율 조정이 이뤄지기는 하지만 지분가치 변동이 없을 때 담보비율 조정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9월 오리온그룹은 보도자료를 통해 동양그룹의 자금 지원 요청과 관련해 해외투자가와 주요 주주의 우려가 잇따르고 있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 회장 부부의 사재를 통한 지원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질권이 해제된 담 회장 부부의 주식은 11만주로 최근 주가가 9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약 1,000억원 정도 된다"며 "추가적으로 담보 대출을 받거나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길이 생겼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동서지간인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오리온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담 회장이 이를 공개적으로 거절했다"며 "최근 담 회장이 동양 사태와 관련해 오너 대표이사로 있는 것에 부담을 느끼면서 등기이사와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것을 보면 동양에 대한 지원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담 회장 부부 지분에 대한 담보대출 건은 개인 일이어서 회사 차원에서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