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영화 흥행하니 소설도… '스크린셀러'가 뜬다

콘텐츠 융합시대 서로 시너지 효과<br>'마당을 나온 암탉' 등 영화 인기에<br>원작 소설도 베스트셀러 다시 진입<br>'완득이' '도가니' 등 잇단 개봉 주목

'마당을 나온 암탉' 소설은 영화 개봉 직후인 8월 판매량이 개봉 전 6개월보다 10배 가까이 늘었다.

2008년 출간됐던 소설 '완득이'는 영화 제작보고회 직후 하루 판매량이 3배나 증가했다.

국내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잇따라 흥행하면서 원작 판매 증가로도 이어져 영화 시장과 출판 시장의 동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2000년 출간 이후 100만부 이상 팔린 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은 국내 애니메이션 사상 첫 200만 관객 돌파의 진기록을 세운 데 이어 최근 한 달 새 베스트셀러 톱10에 재진입했다. 예전에는 소설 독자와 영화 관객이 따로 존재했지만 콘텐츠 융합 시대에 맞춰 문화 소비층이 중복되는 현상에 힘입은 것이다. ◇베스트셀러 소설 '스크린셀러'로 뜬다=해외의 경우 '해리포터' 시리즈, '반지의 제왕', '트와일라잇' 시리즈 등 이미 독자들에게 검증된 소설이 영화로 제작돼 큰 성공을 거두었다. 국내에서는 2006년 공지영의 베스트셀러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하 우행시)을 원작으로 한 동명 영화가 관객 250만명을 불러들였다. 올 2월 개봉한 김명민 주연의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은 김탁환의 소설 '열녀문의 비밀'을 영화화해 480만 명의 관객을 동원, 기존의 한국 소설 원작 영화의 흥행 기록을 2배 이상 따돌리며 새 기록을 세웠다. 이처럼 이미 출판 시장에서 검증받은 원작으로 만든 영화들은 스토리 짜임새와 이야기의 재미 측면에서 관객들에게 사전 신뢰도를 형성해 흥행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평가다. ◇소설ㆍ영화 상호 시너지 효과=원작 콘텐츠를 바탕으로 영상ㆍ연기ㆍ연출력 등 영화라는 매체의 장점을 극대화한 작품들은 원작과 영화가 모두 윈-윈하는 결과를 거두고 있다. '우행시'의 경우 개봉 전 45만부 정도 팔려나가던 소설이 영화 개봉과 함께 한달 만에 15만부가 더 나간 이후 2배 가량 판매가 늘었다. '마당을 나온 암탉' 소설 역시 영화 개봉 후인 올 8월 판매량이 개봉 전 6개월 판매량 대비 10배 가까이 늘었다. 이같은 추세에 힘입어 소설 원작의 영화 제작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오는 22일 개봉을 앞둔 '도가니'는 한 청각장애인학교의 실제 성폭력 사건을 다룬 공지영 소설이 원작이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도가니'의 경우 영화 시사회가 열린 이달 초 판매량이 지난달 같은 기간에 비해 9.5배 가량 급증했다. 출판사 창비는 2009년 출간된 '도가니'가 지금까지 50만부 출고됐으며 이중 10만 부는 최근 영화 개봉 소식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2008년 출간돼 50만부 이상 팔린 김려령 작가의 '완득이'도 다음달 개봉할 동명 영화에 김윤석ㆍ유아인의 캐스팅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원작 속 캐릭터와 완벽한 조화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완득이'는 영화 제작보고회가 있던 지난 6일 직후 하루 판매량이 이전에 비해 3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김탁환 작가의 '노서아 가비'가 영화 '가비'라는 제목으로 현재 촬영 중이며 16만부가 팔린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도 영화 제작이 결정된 상태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영상 매체의 파급력이 커지면서 영화로 개봉되는 베스트셀러 원작이 판매량 상위권에 재진입하는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며 "영화계는 출판계에서 검증된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고 출판계는 극장가의 대규모 마케팅에 힘입어 원작이 다시 팔리는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영화 자체 완성도 없인 흥행 없다=하지만 소설 원작의 영화들이 모두 흥행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2007년 황석영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임상수 감독의 '오래된 정원'은 관객 27만 명이라는 저조한 성적에 그쳤다. 고 이청준의 소설 '조만득씨'를 영화화한 '나는 행복합니다'나 노희경 작가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영화화한 작품도 흥행에 참패했다. 원작이 아무리 뛰어나도 영화 자체의 완성도가 미흡할 경우 졸작으로 남을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원작이 베스트셀러라도 연기, 음악 등 영화적 구성 요소를 잘 버무려 스토리텔링을 이끌어내는 것이 관건인데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대중들이 외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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