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심리 안정”“진정엔 역부족” 엇갈린 분석/외국인들 매도세는 일단 가라앉을듯/실명제 완화책빠져 실망매물 우려도증권전문가들은 19일 발표된 금융시장안정대책으로 불안정한 투자심리가 다소 안정을 되찾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외국인들의 투매를 진정시키기에 역부족이며 무기명장기채권의 발행 등 실명제보완책이 포함되지 않음에 따른 실망매물이 우려된다는 반응도 나오는 등 이번 대책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서경리서치 요원들을 통해 이번 대책이 증시에 미칠 영향을 조망해본다.
▲강인호 대투주식운용역=금융시장안정대책은 한국경제에 대한 외국인들의 신뢰도를 높임으로써 투자심리안정에 기여할 것이다.
환율변동폭 확대로 원화가치가 적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금융정책이 투명성을 갖는다면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주가급락으로 내재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저평가된 종목들은 투자메리트를 갖고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강한 상승탄력을 갖기위해서는 실물경기가 회복돼야한다. 외환시장의 불안을 없애고 채권시장개방으로 해외자금을 유치, 금리를 안정시킨다해도 기업들이 경쟁력을 회복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당분간 주식시장은 강한 하방경직성을 유지한채 부실채권정리를 위한 재원확보·외화자금유치 등 정부의 후속조치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준 서울투신주식운용역=금융기관에 예치된 외화자금에 대해 정부가 지급보증을 해준다면 달러화의 이탈도 진정될 것이다. 환율이 적정한 가치를 찾아갈 경우 환차손의 위험이 줄어들기 때문에 무작정 팔고보자는 자세는 관망세로 돌아설 것이다. 이경우 자금흐름의 악순환을 막을 수 있어 주식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시장안정대책으로 정부의 의지를 표명했으나 그동안 주식시장에서 기대가 높았던 실명화완화조치가 제외돼 있어 다소 실망할 여지도 있다. 그러나 후속대책에서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높아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다. 후속조치는 19일 발표된 것보다 강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황호영 LG증권투자전략팀장=이번 정부대책은 침체증시와 외환위기 타개책으로는 전반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판단된다.
주식시장의 경우 어느정도 심리적 안정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전반적으로 실망매물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정부가 증시와 관련해 추가적인 대책을 제시하지 않는한 현재의 하락추세를 돌리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시급한 문제인 외화자금조달 확대방안과 관련, 단기 외화유동성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제시가 없기 때문이다.
환율변동폭 확대 역시 정부의 의도대로 움직일지 미지수이고 중장기 채권시장의 조기개방도 효과를 보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대책이 한국의 대외신인도를 높여줄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할 것이다.
▲이승용 동원증권 투자분석부장=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정부로서는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했다고 본다. 주식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문제는 환율이다. 정부의 이러한 종합대책과 환율 하루변동폭을 상하 10%로 확대했음에도 당장 20일중 환율이 상한가까지 올라가면 외환위기의 해결전망이 어두울 수 밖에 없고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 등 비상대책논의가 본격화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떠난 요인이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에 대한 의심이 아니라 정부의 위기대처능력, 문제해결능력에 대한 회의에서 비롯됐다고 보았을 때 19일 발표는 외국인들의 불안심리를 잠재울 수 있을만한 조치라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