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울 첫 자립형 사립고 하나고 김진성교장 "창의성·국가관 갖춘 인재양성 주력"

학생 다양한 능력·적성등 고려 진로 찾아주는게 학교의 역할<br> 교사, 일반학교의 1.5배 선발개설과목 수도 대폭 늘릴 것


"하나고의 교육목표는 '건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덕성과 지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한다'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학교들이 가지고 있는 교육목표지요.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사회적 환경과 학부모 의식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하나고가 반드시 실천해서 공교육의 모델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서울 지역의 첫 자립형 사립고인 하나고가 지난 2일 개교했다. 김진성(55ㆍ사진) 하나고 교장은 체(體)ㆍ덕(德)ㆍ지(知)를 강조하면서 "창의성과 국가관을 갖춘 세계인을 양성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하나고 신입생 204명은 입학식에 앞서 전방 특공부대에 입소, 병영체험을 한 뒤 1일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다. -신입생들이 7.4대1의 경쟁률을 뚫고 입학했다. 좋은 학생들을 많이 뽑았나. ▦성적으로 학생들을 줄 세우는 전형 방식에서 탈피해 다양한 학생을 선발하고자 했다. 사람의 모습이 모두 다르듯 재능도 다르다. 학생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학생 구성이 필요하다. 내신성적이 좋거나 이른바 '스펙'이 좋은 학생보다는 학교생활을 어떻게 충실히 했는지, 어떤 쪽에서 가능성이 있는지에 중점을 두고 학생을 선발했다. 물론 (내신성적 등을 보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성실히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했나. ▦전형 방법은 1차 서류전형과 2차 면접이다. 학생생활기록부와 교사 2명의 추천서, 자기소개서(학업계획서)를 바탕으로 서류전형을 실시했다.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서는 공교육의 역할을 존중해줘야 한다. 학생부와 교사추천서는 공교육을 살리는 데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자료와 정보가 너무 없다. 학생부 기재 내용이 워낙 부실했다. 1년에 한번 교사가 학생에 대해 평가하는 게 고작이다. 추천서도 교사들이 작성하는 것을 귀찮아 하거나 객관적으로 드러난 것보다 주관적인 내용이 많았다. 하지만 교사의 권리와 권한을 존중하기 위해 추천서를 받았다. -자율형 사립고의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에서 편법ㆍ부정입학 사례가 나와 문제가 되고 있는데. ▦하나고는 입학정원의 20%인 40명을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뽑았다. 전원이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이기 때문에 문제가 전혀 없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이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고에 다니지 못하는 것을 막겠다는 게 원칙이다. -지난해 입학전형 경쟁률을 공개하면서 일반전형과 특별전형의 경쟁률을 구분해 발표하지 않았는데. ▦특별전형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교장의 교육철학 때문이다. 경쟁률의 차이가 학생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률이 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할 때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일단 서류를 제출하면 학교가 평가하는 것이다. 서류전형에서 2배수를 추려 면접을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경쟁률은 같다. 경쟁률을 공개하는 것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앞으로도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다. -집중이수제와 무학년제 등 수월성 교육을 실시할 계획인데. ▦다양한 학생을 뽑았다는 것은 능력도 다양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어린 아이들이기 때문에 무엇을 하겠다고 확고하게 결정할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교 3년 과정을 통해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아주는 게 학교의 역할이다. 기본적으로 학업능력이 뛰어난 아이들이기 때문에 잘할 것으로 본다. 그동안 평준화 교육이 잘 이뤄졌으면 좋았을 텐데 부족한 부분이 많다. 조금 다른 방식의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기별로 배워야 하는 이수과목을 한 학기에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집중이수제와 학년에 관계없이 실력에 따라 수업을 듣는 무학년제도 그런 차원에서 실시하려는 것이다. -교사들의 경쟁력은 어떻게 평가하나. ▦시범강의하는 것을 보니까 대학 교수 못지않았다. 그동안 공교육에서 교사가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았다. 교사를 선발하면서 학생에 대한 열정을 가장 우선적으로 봤다. 열정이 있으니 준비도 많이 하고 결과적으로 능력도 뛰어났다. 일반학교에 비해 교사 수를 1.5배 많이 뽑아 개설과목을 대폭 늘릴 것이다. 같은 과목도 영어와 한국어로 수업을 개설하고 학생들이 선택하도록 할 계획이다. 교사의 자질 향상을 위해 지원하고 이에 따른 평가를 강화할 것이다.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인가. ▦일반학교들이 사교육을 줄이려고 방과 후 학교를 많이 운영하는데 정규수업을 보충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일방적으로 반복적인 수업을 하는 것은 사교육을 공교육 현장에서 실행하는 것에 불과하다. 정규수업시간에 똑같이 가르쳐도 차이가 나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방과 후 수업을 실시하는 것이다. 방과 후 학교는 많은 과목을 개설하지 않고 정규수업시간에 할 수 없는 과목 위주로 개설할 것이다. 어떤 학생이 문학평론에 관심이 많다면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강사를 데려다가 가르치는 식이다. 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고 월 1~2회 정도만 외출할 수 있기 때문에 사교육은 받고 싶어도 못 받는다. -지성보다 인성ㆍ덕성을 강조하는데. ▦창의성은 문제를 기계적으로 푸는 과정에서는 생기지 않는다. 사색하고 남들과 의사소통하면서 함양되는 것이다. 다 아는데 실천을 안 해서 못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학생들이 한 가지 이상의 스포츠와 예술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1인2기'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방과 후에는 학생 전원이 예체능활동에 참여해야 한다. 1주일에 이틀은 체육활동, 이틀은 음악ㆍ미술 등 문화예술활동을 하도록 해 인성과 덕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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