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은행들은‘제2의 중국’ 으로 떠오르고 있는 베트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베트남 현지의 영업망을 적극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하노이 중심가 대하비즈니스센터에 위치한 신한비나은행 창구가 꼬리를 물고 몰려드는 고객들로 영업시간 내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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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 소재 대하비즈니스센터 2층에 자리잡은 신한비나은행 창구는 늘 북적거린다. 은행 예금은 물론 부동산담보 대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담을 위해 현지 기업인들과 소비자들이 신한비나은행을 찾는다.
창구에서 만난 네덜란드인 에릭 밴 로에넨(36)씨는“베트남에서사업을 하는데 한국 금융회사의 서비스가 뛰어나고 금융상품도 다양해 단골 고객이 됐다”며“씨티은행, JP모건체이스, 중국 은행 등 상당수의외국계 은행이 베트남에 진출해 있지만 한국 은행에 대한 평가가 대단히 좋다”고 귀띔했다. 베트남이‘제2의 중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래서국내 금융회사들도 베트남 시장 공략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경제는 연 8%의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태국·캄보디아·인도네시아 등 다른 동남아 국가로 진출하는 거점 역할을 한다.
◇국내 은행들 베트남서 선의의 경쟁=베트남에는 지난 1993년 국내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합작법인 형태로 진출한 신한은행을 비롯해 국민·우리·하나·기업·외환은행 등이 지점이나 사무소 형태로 영업을 하고 있다. 그만큼 베트남 금융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는 뜻이다.
신한은행은 베트남의 대표 은행인 대외무역은행(Vietcombank)과 각각 1,000만달러를 투자해 신한비나은행을 설립했으며 호찌민 본점 외에 하노이와 동나이·빈즈엉 등에 지점을 두고 있다.
1997년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우리은행은 지난해 호찌민 지점과 하노이지점에서 각각 500만달러, 3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달성했으며 최근 3년간 평균 성장률이 100%에 달한다. 외국은행 지점은 외화예금을 취급할 수 없고 베트남동화예금 취급한도에도 제한이 따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지점을 현지법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사무소 형태로 진출한 국민은행과 하나은행·기업 은행 등도 동남아 금융허브로 부상하고 있는 베트남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지점이나 현지법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성공 비결은 '현지화'=신한비나은행은 철저한 현지화로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 직원은 6명에 불과하고 현지 직원이 131명에 달한다. 대학 졸업을 앞둔 베트남 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업은 정보기술(IT)과 금융 업종이다. 특히 현지화를 통해 성공담을
만들어가는 한국계 은행이 취업 1순위로 꼽힌다.
한국계 은행들은 베트남 국영회사를 대상으로 한 기업금융에 주력하면서 수익을 내고 있다. 신한비나의경우베트남 최대의 통신 서비스 업체인 VNPT(VietnamPost & Telecommunication)를비롯해 160개의 현지기업과 거래하고 있다.
신한비나의 여신금액 비중은 외국 기업 87%, 베트남 현지기업 10%, 개인 소비자 3% 등으로 현지기업과 현지인에 대한 여신비중이 13%가량을 차지한다.우리은행은 베트남 국영기업의 PF사업이나 인프라시설투자에 자금을 지원한다. 석유회사인 페트로베트남에 3,000만달러의 여신을 제공했고 이브이엔(전력)에는 1,500만달러를 공급했다.
조건환 우리은행 하노이지점장은“베트남의 기업대출은 대부분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보통리보에 1.5%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적용한다”면서“베트남이 경제개혁과 개방을 가속화하고 있어 기업금융시장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고속 성장하는 베트남 금융시장=베트남 은행의 총자산은 2005년 말 320억달러였지만 2007년에는 450억달러로 30% 이상 늘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인ABN암로는앞으로5년간예수금및대출금규모가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씨티은행을 비롯해 JP모건체이스·스탠다드차타드·스미토모·UFJ·BNP 등베트남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은 31개에 달한다.
이중귀 신한비나 지점장은“베트남 정부가 총자산의70%를차지하는 국영 상업은행을 민영화하는 작업을진행하고 있고 은행 규제도 풀어 성장 가능성은 대단히높다”며“게다가 지속적인 해외직접투자(FDI) 증가와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으로 기업과 공공 부문의 금융수요도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