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시대를 앞서가는 기업

일본의 한 화장품회사에서는 출산 여성근로자의 95% 이상이 육아휴직을 하고 휴직자 전원이 복직을 한다. 남자직원도 2주간의 출산휴가를 갈 수 있다. 회사의 적극적인 가족친화정책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휴직 중인 직원의 육아 및 복직 준비를 위해 인터넷 강좌를 개설해 육아정보 외에 회계 기초, 컴퓨터 기술, 영어강좌 등을 제공해 이들의 지속적 경력 개발도 지원한다. 우리나라도 최근 들어 ‘가족친화’제도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한 항공사의 경우 출산휴가를 최고 120일까지 쓸 수 있고 최근 1년간 출산한 여직원의 71.8%가 휴직을 이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육아휴직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복직 때 불이익이 있을까봐, 경쟁에서 뒤질까봐 등의 이유에서다. 지난해의 경우 출산급여를 받은 여성근로자 4만1,104명 중 육아휴직을 활용한 실적은 26%인 1만702명에 불과하며 이중 남성은 208명으로 활용도가 매우 저조하다.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근로자의 삶이 크게 달라졌다. 대부분의 근로자가 예전처럼 자녀나 부모를 돌보는 것 등 다양한 가족 문제를 대신해줄 가정 내 자원이 별로 없다. 따라서 가족 문제가 일터의 생산성과 직결되는 경우가 잦아진 것이다. 결국 기업의 가족친화정책은 변화된 근로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이들의 생산성을 제고하는 방식이 진화를 한 것이다. 이에 따라 가족친화 경영은 업무 집중도를 높이고 이직률을 낮추는 등 생산성 향상과 직결된다. 독일의 ‘헤르티에재단’에 따르면 가족친화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생산성이 30%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친화정책을 통해 기업은 유능한 직원의 충원, 낮은 결근율과 이직률, 보다 나은 사회적 이미지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당장의 이해득실을 떠나 중장기적인 비전을 가진 경영자의 안목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 또한 다양한 인센티브 개발로 보다 많은 기업들이 가족친화적인 직장문화를 조성하도록 유도해나갈 계획이다. 시대의 변화, 먼저 읽는 기업이 경쟁력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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