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참여정부 장·차관 "어디로 길 떠나나"

권오규 前부총리·김석동 前차관 "당분간 휴식"<br>김영주·임상규·이재정 前장관은 대학 강단으로

“어느 곳에서든지 주인이 돼 생활하면 지금 있는 그곳이 모두 진리다.(隨處作主立處皆眞ㆍ수처작주입처개진)” 임영록 전 재정경제부 제2차관이 후배들에게 남긴 고별사의 한 대목이다. 권오규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김석동 전 재정경제부 제1차관도 각각 ‘철심석장(鐵心石腸)’ ‘엽공호룡(葉公好龍)’이라는 고사성어를 통해 초심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미래를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이 같은 고별사는 후배들에 대한 조언 형식을 담았지만 공직생활에 대한 아쉬움도 진하게 묻어난다. 참여정부에 참여했던 장ㆍ차관들은 퇴임 후 어떤 인생설계로 공허함을 달래고 있을까. 당분간 쉬면서 웰빙 생활을 즐기겠다는 인사도 있지만 대부분 화려했던 시절로 되돌아가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속내는 어떨지 모르지만 당분간 쉬겠다는 답변이 있다. 참여정부의 총선 출마 권유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진 권 전 부총리의 경우 조만간 지중해 크루즈 여행을 다녀온 뒤 일가견이 있는 스포츠댄스 교육을 본격적으로 받기로 했다. 붓글씨ㆍ골프ㆍ여행 및 등산에도 열의를 불태우고 있다. 최근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는 “생계형 골프이기 때문에 잘 쳐야 한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국내외 여러 곳의 대학 교수직 제의도 거절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외부활동을 하지 않을 지는 미지수다. 권 전 부총리는 독일ㆍ스웨덴ㆍ영국 등 유럽 선진국의 발전 모델과 우리 경제의 발전 방향을 담은 일종의 ‘현대 유럽 경제 발전사’를 조만간 출간할 계획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만들 계획인 연구소 참여 여부를 놓고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걸핏하면 고위직 하마평에 오르는 김 전 차관도 오는 6일 동남아를 시작으로 일본ㆍ유럽 등으로 부부 동반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전문 교육기관인 와인아카데미에도 등록하는 등 와인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김 전 차관 특유의 친화력과 능력을 감안하면 몇 달 쉰 뒤 컴백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부처가 없어진 해양수산부의 강무현 전 장관과 이은 전 차관도 당분간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학계에서 와신상담을 노리는 인사들도 많다. 김영주 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3~4월께 워싱턴 소재 미국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떠난다. 임상규 전 농림부 장관 역시 학계행을 희망하고 있다.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도 8년 만에 성공회대 교수로 복직해 대학 강단으로 돌아간다. 신학박사인 이 장관은 이미 신입생 대상의 강의 계획도 잡혀 있다. 고위 공직자의 인생 행로를 정치권에서 이어가겠다는 인사도 있다. 장병완 전 기획예산처 장관과 이용섭 전 건설교통부 장관은 각각 광주 북갑, 광주 광산구 출마를 위해 일찌감치 장관직을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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