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코스닥기업들이 올해 실적 전망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코스닥 기업들의 실적계획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는 구체적인 사업계획보다는 산업 동향 등에 의존한 ‘막연한’ 전망도 상당수여서 이들의 계획을 그대로 믿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코스닥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체계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투자자들은 해당 기업이 실제 매출 증가 요소 등을 잘 갖추고 있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달들어 올해 예상실적을 내놓은 44개 코스닥 기업 가운데 올해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40% 이상 급성장할 것이라고 밝힌 기업이 절반에 가까운 21곳에 달했다.
하이쎌이 지난해보다 152% 늘어난 1,077억원의 매출목표를 제시한 것을 비롯해 제이콤, 뉴프렉스, 아제텍WB, 인프라웨어, 이노칩테크, 코스프 등이 매출 증가율이 70%를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덱트론과 모젬, 나모텍, 웹젠, CJ인터넷 등도 매출이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가운데는 성장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한 기업들도 있지만 막연한 전망에 의존한 기업도 상당수에 달하고 있어서 투자에 앞서 세심한 주의가 요망된다.
선도소프트의 경우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243억원)보다 43.63% 늘어난 350억원으로 제시했다. 선도소프트 관계자는 “건설교통부의 올해 국가지리정보체계 시행계획 등을 참고로 해서 올해 수주 계획을 잡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도소프트는 지난해 당초 340억원의 매출 목표를 세웠지만 실제는 이에 훨씬 못미친 243억원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목표가 회사측의 계획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지난해 코스닥 기업들은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가 갑자기 대거 하향조정한 사례도 많다. 크로바하이텍은 당초 2005년에 매출액 1,189억원과 순이익 107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가 PDP-TCP사업의 단가하락 등을 이유로 9월에 가서는 각각 33%, 50% 하향조정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엔터기술과 레인콤, 주성엔지니어링, 인터파크, 빛과전자 등도 지난해 기존 전망치를 대거 하향조정 했었다.
웹젠과 CJ인터넷 등의 경우는 올해 매출 계획을 밝히면서 “자체적으로 조사한 시장 전망과 사업 전략에 따른 목표”라고만 언급했을 뿐 명확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영곤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매출이 급격하기 늘어나기 위해서는 공장 신설 등의 생산시설 확대 등을 비롯한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동반돼야 하는데 코스닥 기업들은 의욕만 앞설 뿐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투자자들은 기업들이 내세운 목표가 달성할 수 있는 것인지 세부내용을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