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미술사적 의미있는 작가 불구 작품價 저평가

미술시장에는 '작가가 요절하면 작품값이 오른다'는 속설이 있다. 하지만 이것이 반드시 옳은 명제는 아니다. 류인은 총 98점의 많지 않은 유작을 남겼으나 작가 업적에 비해 작품 가격은 저평가 돼 있다. 조각이 홀대받는 국내 미술시장의 상황에다 대작 위주의 작품 이미지가 강렬해 개인 거래 시장이 아직 형성되지 못한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이번 베이징 유작전을 돌아본 평론가 조은정씨는 "산업화로 급변하는 시대를 인체를 통해 보여줘 미술사적으로 의미있는 작가"라고 평가하고 있지만 시장 거래는 미미하다. 2000년 서울옥션 경매에서 소형 청동작품 '파란(破卵)'이 550만원에 낙찰된 것을 포함해 5건 정도의 거래 기록이 있을 뿐이다. 평론가인 윤범모 경원도 교수는 "한국의 개인컬렉터 취향이 곱고 매끄러운 것을 좋아한 탓"이라며 "아직까지는 미술관 위주로 컬렉션되고 있으나 10년 이후를 내다봐야 할 작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요절한 작가 권진규(1922~73)는 사후 30년이 지난 2001년 서울옥션 경매에서 높이 51cm의 '손'이 3억3,000만원에 낙찰된 기록이 있다. 애수어린 작품들은 작가 타계 이후 긴 시간 동안 재평가 받았다. 회화 작가의 경우 서양화가 최욱경(1940~85) 역시 경매 출품작 대부분이 유찰됐었으나 2007년 K옥션에서 '풀밭위의 점심식사'가 8,000만원에 낙찰되는 등 컬렉터들의 재조명을 받고 있다. 이들 작고 작가의 경우 작품 재생산이 불가능하고, 미술사적 검증이 체계적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투자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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