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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기술'하면 떠 오르는 것 중의 하나가 접는 디스플레이(화면)다. 주머니에서 꺼낸 스마트 디바이스(기기)를 신문처럼 펼친 후 손으로 조작해 원하는 정보를 보는 식이다.
구부리고 접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크게 4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그냥 휘어져 있는 화면이고, 화면을 구부릴 수 있으면 2단계다. 두루마리처럼 말 수 있으면 3단계, 마지막 4단계는 종이처럼 접거나 구길 수 있는 디스플레이다.
그런 미래가 이제 막 시작됐다. 지난 10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플랙시블 형태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곡면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갤럭시 라운드'와 'G플렉스'다. 접고 구부리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비하면 아주 기초적 수준이다. 그러나 세계 최초라는 측면에서 시장의 관심을 끈다. 특히 스마트폰은 화면뿐만 아니라 각종 부품과 배터리까지 구부림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측면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아직 관망세인 듯 하지만, 플렉시블 스마트폰 경쟁은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이어 애플까지 가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애플도 더 크고 휜 화면을 가진 새 아이폰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플렉시블 스마트폰에서 한발 더 앞서 나간 신제품을 준비 중이다. '갤럭시 라운드'의 진화된 형태인 삼면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인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있다. 내년하반기쯤 출시가 예상되는 이 제품은 전면과 양 측면에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세 화면 어디서나 문자 메시지 등 정보를 볼 수 있도록 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초의 커브드 스마트폰인 갤럭시 라운드는 고해상도와 라운드 인터렉션 기능이 눈에 띈다. 이 제품은 탄성도가 높은 얇은 플라스틱 기판 위에 OLED 소자를 입히는 방식으로 풀HD 수준에 육박하는 해상도를 구현했다. 휘어지는 성질을 가진 플라스틱 기판에 적색, 녹색, 파란색의 빛을 내는 유기물질을 픽셀 하나하나 집적했다. 좌우 휘어지는 정도는 400mm 정도다. 오목하게 휘어진 디자인 때문에 손에 잡을 때 딱 감기는 맛이 난다. 주머니에 넣을 때나 한 손으로 만지작거릴 때도 편리하다.
'라운드 인터렉션' 기능은 흥미롭다. 화면이 꺼진 갤럭시 라운드를 바닥에 놓고 좌우로 살짝 기울이면 불이 켜지면서 날짜와 시간, 부재중 통화, 배터리 잔량 등이 보인다. 또 음악을 듣다가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기울이면 이전곡과 다음곡으로 넘어간다. 앨범 속 친구의 사진을 보다가 다른 사진을 찾고 싶다면 화면을 누른 채 좌우로 기울이면 사진 폴더의 목록이 화면 왼쪽에 나타나 다른 폴더 사진도 쉽게 보여진다.
G플렉스는 갤럭시 라운드에 비해 해상도는 떨어지지만 탄성에서 앞선다. 바닥에 놓고 힘을 가하면 평평하게 펴졌다가 힘을 빼면 다시 휘어진 상태로 복원될 정도로 탄성력이 좋다. 특히 위아래 방향으로 휘는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으로 사용성과 휴대성, 동영상 볼 때 몰입감 등을 높였다. 또 스피커와 마이크의 위치를 각각 귀, 입에 최대한 가까이 붙일 수 있어 작은 목소리로도 또렷하게 소리를 전달할 수 있고, 상대방이 작게 얘기해도 정확하게 듣는 게 가능하다. 바닥에 내려놨을 때도 스피커가 위로 올라가 더 맑고 또렷한 소리가 들린다. 여기에 후면 커버에 생긴 가벼운 흠집은 몇 분 내에 없앨 수 있는 자기 복원 기술까지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