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엄마와 자식

요즈음 서울디지털대학교는 신입생을 모집중이다. 그런데 신입생 모집을 위한 사이트 게시판에는 지원자들의 재미있는 글들이 많이 올라온다. 그 글들 가운데도 특히 재미있는 것은 서울디지털대학 지원을 두고 벌이는 부모와 자식간의 싸움(?)이다. 인터넷이 생활화 돼 인터넷대학의 미래에 대해 별로 의심하지 않고 있는 적령기학생(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은 디지털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특별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매일수업을 들으러 나가야 하고 그렇게 명문대학도 아닌 경우 오프라인 대학에 가는 것 보다는 디지털대학이 자신들의 적성에 더 맞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게임,디지털디자인 등 멀티미디어 계열에 관심을 갖고 있는 수험생의 경우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런 자식의 생각에 대해 특히 엄마들은 펄쩍 뛴다. “아니 이눔(?)이 인생을 망칠려고 환장을 했나. 사이비(?) 같은 사이버대학에 가서 무얼 배우겠다고. 게임에 빠지더니 이눔(?)이 드디어 일을 낼 작정이구만. 내 눈에 흙 들어가기 전에는 절대로 안된다.” 대개 이게 부모님들의 반응이다. 그래서 지원자들은 오히려 대학당국에 대해 부모님들을 설득해 달라고 하소연을 하기도 한다. 도대체 말이 통해야 대화를 하지 세상 바뀌는 것도 모르고 고함만 지른다며 제발 부모님들을 한번 만나달라고. 물론 디지털대학교의 지원자 대부분은 적령기를 지난 직장을 가진 사람들이다. 서울디지털대학의 경우 재학생 평균연령이 32세로 일반대학에 비해 약 10살 정도가 많다. 그러나 디지털대학이 점차 자리를 잡으면서 적령기 학생 가운데 진학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은 디지털사회의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고 디지털대학에서 자신의 장래를 발견하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에 대해 잘 모르는 기성세대에게는 왠지 디지털대학이 불안하기만 하다. 꼭 장난 같기도 하고 가벼워 보이기도 하는 디지털대학에 자식을 보낸다는 것이 꺼림칙하게만 느껴진다. 특히나 좋은 대학을 가는 것이 인생의 최고 목표였던 기성세대에게는 자식을 디지털대학에 보내는 것에 대해 선뜻 결론을 내리기가 싶지않을 것이다. 대학진학은 한 개인에게 있어 인생의 중요한 선택이다. 이러한 선택을 두고 벌어지는 부모와 자식간 세대간 다툼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필자는 흥미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과연 누구의 판단이 더 맞을 것인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노재봉(서울디지털대 총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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