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백화점 '나홀로 호황' 과연, 소비양극화 때문일까?

"맑은 날씨·연휴 영향이 더 크다"<br>비내린날 적고 황금연휴·세일 맞물려 매출 신장…<br>"경기흐름 파악 위해선 6개월이상 추이 지켜봐야"


고유가와 고물가 충격에도 아랑곳 없이 백화점은 나홀로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각종 경제지표가 최근 일제히 경기침체를 예고하고 있지만 백화점들은 10% 안팎의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 이를 두고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고객들이 백화점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백화점 직원 중 상당수는 이 같은 해석에 고개를 갸우뚱한다. 백화점의 단기 매출은 경기 흐름보다는 날씨나 공휴일 수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7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전점의 지난 6월과 5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0% 가량 늘었지만 이 같은 신장률 중 5~8% 정도는 백화점의 프로모션이나 공휴일 수, 날씨 등 경기와 상관 없는 요인들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백화점의 6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9.7% 신장했는데 이 중 여름 정기세일이 지난해 7월 초에서 올해 6월 말로 앞당겨지면서 월매출을 5.6% 증가시키는 효과가 발생했다. 실제로 올해 6월27일부터 30일까지 여름 세일 4일 동안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174억원 늘어났다. 또 올해 금ㆍ토ㆍ일요일로 이어진 현충일 연휴가 명품 브랜드 세일과 맞물리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100억원 증가, 6월 매출을 3.2%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6월 전체 매출 신장률 가운데 90% 가량은 세일 등 프로모션과 연휴 효과에 의해 올랐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의 5월 매출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9.0% 신장했는데 이 중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 연휴가 5월 매출을 2%, 하루 많아진 토요일이 월간 매출을 1.6% 가량 증가시킨 것으로 현대백화점은 분석했다. 이와 함께 5월 황사 일수와 10mm 이상 비가 내린 날이 지난해의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각각 5월 매출을 1%, 0.8% 정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5월 매출 신장률 역시 전체의 10분의 6 가량이 공휴일 수와 날씨 같은 비경기적 요인에 영향을 받은 셈이다. 이처럼 백화점의 월 단위 단기 매출은 경기 동향을 가늠하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경기 흐름을 보다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6개월이나 1년 등 장기 매출을 참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의 월간 매출이 당시의 소비심리를 대변하거나 경기흐름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은 위험이 많다”며 “월 매출에 성급한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특정 시점의 상승 또는 하락 요인이 상쇄돼 경기 흐름과 거의 일치하는 6개월 이상 매출 추이를 지켜보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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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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