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천국을 만들자/3부] 3. 인프라 확충 시급하다

구조조정에 발목 SOC투자 외면국민의 정부 출범후 우리경제의 최우선 과제는 구조조정이었다. 이는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불완전한 구조조정으로 허송세월 하는 사이에 우리의 성장잠재력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성장잠재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이 다함께 뛰어야 한다. 정부는 정부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제 몫을 하는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인프라 구축및 정비 작업에 대해서는 정부가 앞장서서 주도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딴판이다. "최근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활성화 방안에 대한 공청회가 열렸지만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아예 찾아볼 수 없었다. 초청했지만 아예 참석하지 않았다. 정부의 무관심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인프라 구축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SOC 확충이나 교육환경 정비등 미래의 성장엔진 가운데 하나인 인프라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2001년 세계경쟁력 연감'에 따르면 우리의 인프라 경쟁력은 49개 조사대상국중 34위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인프라 확충을 얼마만큼 게을리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문제는 인프라 부족의 여파가 기업의 각종 비용증가로 나타나고 경쟁력을 갉아먹는 요인이 된다는데 있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9년 운송ㆍ하역등 물류활동에 들어간 국가 물류비는 모두 78조9,000억원으로 98년의 74조2,000억원에 비해 6.3%나 늘어났다. 이에따라 국내총생산(GDP)에서 물류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16.9%에 달했다. 미국(9.9%), 일본(9.6%)에 비하면 턱없이 높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SOC 투자가 좀처럼 확대되지 않는 상황에서 중장기적으로는 물류비 부담이 크게 늘어날 뿐 아니라 물류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엄기웅 대한상의 상무는 "현 정부는 구조조정에 대한 재정수요가 폭주함에 따라 신규로 SOC 투자에 나서기 보다는 기존 투자를 마무리하는데 주력할 수 밖에 없었다"며 "이런 현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우리의 물류경쟁력은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SOC 시설 가운데 도로 문제도 시급하지만 중장기 수요예측을 바탕으로 항만시설을 대대적으로 확충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항만적체 현상이 빚어지면 수출경쟁력도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항만사용료를 기준으로 할 때 부산항은 경쟁항만에 비해 비교우위를 지키고 있다데서 위안을 받을 수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부산항의 항만사용료를 100으로 할 때 ▲상하이 95 ▲싱가포르 130 ▲카오슝 161 ▲홍콩 219 ▲고베 219 등이다. 결국 부산항은 홍콩이나 고베에 비해 두 배나 높은 가격경쟁력을 갖고있는 셈이다. 하지만 항만시설 확충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이런 경쟁력도 큰 빛을 발하기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항만이 포화상태에 이르면 가격이 저렴해도 하주들은 국내 항구를 외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해양수산개발원은 최근의 SOC 투자수준을 고려할 때 지난해 81%에 달했던 항만시설확보율은 오는 2006년 75%로 떨어지고 2011년에는 65%로 내려앉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물류대란은 불가피하다. 공항 배후시설 확충작업도 시급하다. 홍콩이나 싱가포르가 강력한 물류기반을 갖추고 있는 것은 첵랍콕이나 창이 공항 주변에 대단위 물류기지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상해도 최근들어 관련 인프라 시설을 확대하면서 동북아 물류 거점으로 부상하기 위한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 올해 개항한 인천공항은 물류기지 건설은 엄두도 못내는 상황이다. 막대한 채무를 안고있어 인천공항공사가 배후의 물류기지 건설을 주도하기 어려운 형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앉아서 당할 수는 없다. SOC 확충 작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필수과제이기 때문이다. 길은 분명히 있다. 재원조달이 어렵다고 해도 할 것은 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재정적자의 확대를 고려할 때 SOC 투자를 위해 다각적인 재원조달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일부에서는 국내기업의 대규모 SOC 투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적정수익 보장등의 노력을 통해 적극적인 외국인 투자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SOC 투자기금 조성, 수출입 물량에 대한 SOC 개발세 도입 등 여러 방안이 재원조달 수단으로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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