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4년 경기 광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5년 국민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제학석사,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1969년 박 전 대통령이 재무부 장관으로 발탁한 뒤 1974∼1978년 경제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지내며 한국의 고속성장을 이끌었다.
남 전 총리는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박 전 대통령의 경제개발 정책을 주도한 '서강학파'의 대부다. 전두환 전 대통령 때인 1980∼1982년 제14대 국무총리를 지낸 뒤 1983년부터 1991년까지 18∼20대 한국무역협회 회장으로 재직했다. 이때 서울 삼성동 한국종합무역센터, 코엑스전시장 등 무역 인프라 구축을 진두지휘하며 무역입국의 초석을 다졌다.
남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에 이어 2007년 대선을 앞두고는 당시 한나라당 대권주자였던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자문단 좌장을 맡아 '근혜노믹스'를 입안했다.
수년간 전립선암을 앓아온 남 전 총리는 최근 노환이 겹쳐 병세가 급속히 악화됐고 6일 서울 강남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박 대통령은 이날 남 전 총리의 빈소에 조화를 보내 조의를 표했다.
장례는 한덕수 무협 회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장례위원장을 맡아 사회장으로 진행된다. 유족으로는 부인 최혜숙 여사와 장남 남기선 ㈜EVAN 사장, 차남 남기명 동양증권 전무 등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이며 오는 22일 영결식이 거행된 뒤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