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서경이 만난 사람] 이상윤 티브로드홀딩스 대표

TV산업 국가차원 육성 땐 창조경제 새 먹거리될 것<br>UHD TV는 케이블에 가장 적합… 조기 상용화 노력<br>유료방송 규제 풀고 지상파 재송신료 제도는 개선을<br>방송 서비스·콘텐츠 향상 위해 M&A 적극 검토해야



"초고화질TV(Ultra High Definition TVㆍUHD TV)는 전송기술과 주파수의 특성상 케이블TV에 가장 적합한 서비스입니다. 정부도 UHD TV 조기 상용화에 기대를 걸고 있죠. TV산업을 국가적 차원에서 육성하면 창조경제 시대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이상윤(50ㆍ사진) 티브로드홀딩스 대표는 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UHD TV를 비롯한 미래 방송 서비스에 대해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플랫폼 사업자로서 케이블TV업계가 먼저 UHD TV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손을 든 부분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이런 움직임이 콘텐츠 제작부터 TV제조업체까지 경쟁적으로 관련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티브로드는 지난달 17일 CJ헬로비전ㆍ씨앤앰 등과 함께 UHD방송 전용채널을 개설하고 세계 최초로 가정용 UHD TV 시범방송을 개시했다. 내년 하반기에는 가전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셋톱박스 내장형 UHD TV를 선보이고 오는 2015년에는 UHD 셋톱박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유료방송시장의 최대 화두인 UHD TV산업을 이끌어나가겠다는 게 케이블TV업계의 의지다. 위성방송과 인터넷TV(IPTV) 업체들도 앞다퉈 상용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현재 티브로드는 종로구와 중구에 UHD 시범방송을 실시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에는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케이블TV 콘텐츠 수급사인 '홈초이스'를 통해 영화ㆍ다큐멘터리 등 UHD 콘텐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올해 중 홈초이스를 통해 UHD 전용채널도 운영할 계획입니다. 다만 주파수 확보를 위한 아날로그 케이블방송의 조기 중단과 UHD 전용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설립 지원, 콘텐츠 아웃소싱 등이 우선돼야 합니다." UHD TV를 제대로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티브로드는 UHD TV와 함께 스마트TV 서비스에도 적극적이다. 티브로드는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차세대인터넷표준(HTML5) 기반의 '스마트 플러스' 서비스를 출시했다. 스마트 플러스는 웹브라우징과 통합 검색, 개인별 계정 로그인을 통한 개인화 기능, TV환경에 최적화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 대표는 "스마트 생태계를 통한 서비스의 융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서비스 시작단계지만 스마트 플러스 가입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TV를 통한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존 요금에 월 1,000원만 추가하면 비싼 스마트TV를 구매하지 않고도 스마트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과 편리한 사용자환경(UI), 빠른 채널전환 속도 등으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며 "현재 2,000여 가구가 이용 중"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티브로드 스마트 플러스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HTML5 기반을 선택한 것이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는 동일한 앱이라도 구글ㆍ애플 등 플랫폼 사업자가 제공하는 조건에 따라 개발해야 하고 추가 비용도 발생하는 등 진입장벽이 있었다"며 "HTML5는 이러한 어려움을 없애고 단말기 및 사업자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앱 개발 언어인 만큼 모바일 앱 서비스 환경에 비해 뒤처진 TV의 스마트 앱 생태계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록 HTML5를 기반으로 한 생태계가 초기단계이지만 개방형 플랫폼인 HTML5가 앞으로 인터넷뿐만 아니라 방송 분야에서도 메인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료방송산업 규제와 관련해 이 대표는 "창조경제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규제완화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명박 정부에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규제완화를 추진했지만 사업자 간 이견으로 주춤하다 현재 국회 특위에서 재논의되고 있다"며 "유료방송시장의 구조적 모순을 극복하고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행 방송법에 따르면 케이블TV업체는 전체 케이블 가입자의 3분의1(최대 500만명) 또는 전체 권역의 3분의1(최대 25개)을 초과할 수 없다. 반면 IPTV는 전체 유료방송시장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 대표는 유료방송시장을 규제하는 법체계가 방송법과 IPTV법으로 이원화돼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아 형평성의 문제가 있다고 봤다. 방송법에 따르면 위성방송은 시장점유율 규제가 없고 IPTV법상 IPTV 특수관계자의 범위는 IPTV로 한정돼 있어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의 가입자와 KT의 IPTV 올레TV 가입자는 각각 따로 산출된다.

"사업자 간 상이한 시장점유율 규제는 공정경쟁을 저해해 특정 사업자에 의한 시장독점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케이블TV와 위성방송ㆍIPTV를 포함한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를 통합해 시장점유율을 3분의1로 제한해야 합니다. 사전 규제의 개정을 통해 동일 시장에서 구조 규제가 상이한 모순점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죠."

이 대표는 "기술발전에 따른 다양한 서비스 출현은 바람직하지만 특정 사업자만 서비스가 가능한 접시 없는 위성방송(DCS) 등은 시장지배력 확대와 방송생태계 구조 훼손 가능성에 따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지상파와의 재송신료 갈등에 대해서는 반대로 "규제의 부재가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수십 년 전 제도적으로 해결된 문제가 우리나라에서는 법의 공백으로 사업자 간 갈등이 야기되고 있어 어느 일방이 부당하게 손해를 감수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상파 의무재송신 제도 개선의 필요성과 재송신료 산정기준 마련과 관련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다는 게 문제"라며 "상호 공정한 거래를 위해서는 지상파 콘텐츠 저작권과 플랫폼 전송권 간에 대등한 협상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관련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송사업 외에 티브로드가 이통사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영역이 있다. 바로 알뜰폰(MVNOㆍ이동통신재판매)시장. 이 대표는 "통신사와 직접적인 경쟁을 하기보다 틈새시장을 중심으로 사업 기반을 마련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데이터 MVNO'와 같이 특화된 영역에서 이용자들의 선택폭을 넓힐 수 있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티브로드는 올해 피처폰(일반 휴대폰) 1종과 3세대(3G) 스마트폰 2종 등 신규 단말기를 공급하고 7종의 신규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 대표는 "알뜰폰 서비스는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정부 정책과 가장 부합하는 사업이지만 시장 활성화를 위한 여건조성은 아직도 미진한 부분이 많다"고 진단했다. 그는 "단말기 자급제 활성화를 위해 단말과 서비스시장을 분리하는 것과 기타 부가서비스를 의무서비스로 지정하고 알뜰폰 사업자에게 도매 제공하도록 협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치열한 경쟁상황 속에서 지속적인 투자와 규모의 경제를 갖추기 위한 인수합병(M&A)은 필수라고 말했다. "양적인 가입자 기반 확대를 위한 SO 인수뿐만 아니라 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확대를 위한 M&A에도 관심이 많다"며 "규모의 경제 실현이 올해 핵심 전략인 만큼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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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업계에 몸담은 지 10년이 넘은 이 대표는 "케이블이 성장하면서 좋은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달려왔다"며 "새로운 매체들의 등장과 경쟁환경 조성으로 통신상품에 방송 끼워팔기 등 눈살이 찌푸려지는 마케팅 방식도 등장해 안타깝지만 티브로드가 미래 TV 서비스의 대명사가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발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He is…



▲1963년 서울 ▲1982년 배재고 ▲1987년 서울대 경영학과 학사 ▲1989년 서울대 경영대학원 석사 ▲1989년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기획본부 ▲1990년 동양종합금융 자금부ㆍ기업금융부ㆍ국제금융부ㆍM&A팀장 ▲2002년 한국케이블TV 수원방송 이사 ▲2004년 티브로드 수원방송ㆍ티브로드 ABC방송 대표이사 ▲2006년 티브로드 총괄임원 상무 ▲2007년 티브로드홀딩스 총괄임원 전무 ▲2008년 태광관광개발 대표이사 ▲2010년~ 티브로드홀딩스 대표이사



■ 이 대표의 경영철학은
전국에 방송시설 투자… "지역이 미래다"




이상윤 티브로드홀딩스 대표의 지역사랑 경영철학은 '지역이 미래다'라는 채널운영 방침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지역채널 캐치프레이즈를 강조하면서 "케이블TV의 장점 중 하나는 지역성을 바탕으로 한 지역밀착형 매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송업계, 특히 케이블TV가 바라봐야 할 것은 지역별 제작 시스템을 갖춰 지역의 방송으로 태어나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소신이다. 최근 부산 방송권역 내 지역채널의 풀(Full)HD 제작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 것도 모두 지역밀착형 매체로 거듭나기 위한 과정. 티브로드는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지난 2011년부터 본격적인 시설투자를 시작한 뒤 250억원을 들여 지역별 제작센터의 방송시설을 풀HD 제작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최초로 풀HD 송출 전환을 완료하고 HD중계차 도입, 지역채널 N스크린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에 힘써왔다. 이 대표는 "방송 시스템에 대한 투자뿐만 아니라 지역의 정보화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며 "공공CCTV, 교육기관 통신, 와이파이(WiFi)존 서비스 등 지역 정보통신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지역 내 고도화된 방송통신 인프라 구축을 통해 지역커뮤니티 허브로서의 역할을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지역에 기반을 둔 방송사업자로서 지역민을 위한 프로그램과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지역발전을 위한 이 대표의 소신은 지역사회 사업으로 이어졌다. 최근 대구시에 220석 규모의 영남 지역 전담 콜센터를 구축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한 것과 지역 맞춤형 프로그램 신설ㆍ확대 등이 대표적이다. 프로그램 편성에서도 이 대표의 생각이 묻어난다. 티브로드는 보다 자세하고 생생한 형태로 지역 뉴스를 전달하는 것은 물론 지역 시청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등 현장성을 강화한 프로그램들을 편성했다. 앞으로 지역의 문화ㆍ역사ㆍ인물ㆍ사건 등과 지역의 비전을 소개하는 지역채널 프로그램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외에 티브로드는 방송사업 초기부터 독거노인ㆍ소년소녀가장ㆍ장애인ㆍ이주노동자 등 지역 내 소외계층을 위한 지원사업을 꾸준히 해왔다. 2006년부터 진행된 장학사업을 통해 무려 1,500명이 넘는 지역 인재가 자신의 꿈을 펼치는 기회를 누렸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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