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특파원 칼럼] 월가가 매케인 후보를 주목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주 월가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는 흥미롭다. WSJ은 매달 경기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는데 이번에는 대선 관련 질문을 포함시켰다. ]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민주당의 집권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면서도 정작 개인적으로는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당선 가능성에서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33%의 지지율을 얻어 각각 30%를 기록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매케인 상원의원과 엇비슷했다. 그러나 매케인 후보는 개인적 선호도에서 39%의 지지율로 14%의 오바마는 물론 11%에 머문 클린턴 후보와도 큰 격차를 보였다. 이번 조사결과는 55명의 이코노미스트로 한정돼 표본의 신뢰도가 다소 떨어지긴 하나 지지도 격차가 워낙 크다는 점에서 월가의 시각을 대체로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매케인 후보가 월가로 부터 후한 점수를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그가 대선 후보 중 시류에 영합하지 않는 소신론자라는 평가와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가장 싫어하는 월가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선택한 셈이다. 메케인 후보는 미국인 다수가 반대하는 이라크전쟁을 줄곧 지지했고 부시행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인 감세에도 소극적이다. 물론 그는 부시 행정부의 소득세 감면 연장을 반대하다 이를 철회했지만 재정확보 없는 감세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매케인 후보는 고소득층의 세금공제를 줄여 이를 재원으로 저소득을 지원하겠다는 현실적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오마바 상원의원이 공공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하면서도 감세를 주장하는 이율배반의 모습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선거 쟁점에서 경제이슈가 급부상하자 미 언론들은 대선 레이스가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경향을 보이고 있음을 경계하고 있다. 민주당의 존 에드워즈 후보가 고유가를 기업의 탓으로 돌리며 ‘반기업’ 정서를 자극하고 있고 초판레이스를 포기하고 2월5일 ‘슈퍼화요일’에 집중하고 있는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사상 최대규모의 감세안을 제시하겠다고 공언했다. 공화당 돌풍의 주역 마이클 허커비 후보의 국세청 폐지와 공평 과세론은 포퓰리즘의 전형으로 평가받고 있다. WSJ은 “누구나 감세를 이야기하지만 줄어든 재원을 어떻게 매울 것이냐는 방안을 제시하는 후보는 많지 않다”고 꼬집었다. 15일(현지시간) 실업률 7.5%로 미국에서 가장 경기가 나쁘다는 미시건주의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자동차업계 ‘빅3’의 근로자들이 누구를 선택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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