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무역수지 흑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외환보유고 1조달러’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외화보유 급증은 중국경제의 강력한 성장기운을 반영하는 것이지만, 중국 내부에서는 과잉달러로 인해 외환정책의 기능이 마비되는 ‘달러 소화불량’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외화보유, 하루 7억달러씩 늘어= 15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중국인민은행은 9월말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9,879억달러(약 943조6,421억원)로 지난해 같은 시점에 비해 28.4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외환보유고는 올들어 9월까지 1,690억달러 증가했으며 지난 9월 한달간 증가폭은 159억달러로 지난 8월의 175억달러에 비해서는 다소 줄었지만 7월의 136억달러 보다는 커서 여전히 급증추세를 이어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외환 보유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무역수지 흑자로 인해 1시간 당 3,000만달러, 하루 7억2,000만달러 꼴로 불어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이달 말 1조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외환보유 2위국인 일본은 지난 7월말 현재 보유액이 8,579억달러에 그치고 있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환전문가는 “중국 외환당국은 외화 급증세를 완화시키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무역흑자의 확대로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역사상 유례가 없는 외환보유고 1조달러 국가가 될 날이 그리 멀지 않다”고 말했다. ◇‘과잉달러 재앙론’고개=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이처럼 통제불능 상황으로 불어남에 따라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중국의 적정 외환보유고는 이론적으로 3개월 수입액 1,950억달러와 단기외채 1,660억달러를 합쳐 3,600억달러 정도인데 현재의 외환보유고는 이를 크게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외환보유고내 7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달러화의 과다비중으로 인한 ‘달러 재앙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판강(樊綱) 인민은행 화폐정책위원은 최근 ‘글로벌경제와 중국’이라는 주제로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에서 “미국 달러화 가치의 지속적인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면서 “중국이 지금처럼 미국 달러화를 대량보유하고 있는 것은 중국의 외환보유고 다변화 등 정책에 큰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외환 전문가는 “최근 중국 정부는 위안화 가치 안정과 외환보유고 조절을 위해 미국 회사채 매입을 늘리고 유로화 비중 확대하고, 전략원유 확보량을 확충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최근 달러가치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