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조흥은행 파업 ‘현금부족-전산다운’ 최악상황 오나

조흥은행 노조의 파업이 장기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유동성 부족과 전산망 다운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고객들의 잇단 예금인출로 자금부족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는데다 전산요원의 이탈로 전산가동 역시 차츰 한계상황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1,0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금융정보를 갖고 있는 조흥은행의 전산망에 차질이 생길 경우 얽히고 설켜 있는 금융계 전체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우려된다. ◇유동성부족 갈수록 심각=조흥은행이 20일 현재 부족한 자금규모는 약 4조2,500억원. 파업 전날인 지난 17일 이후 20일까지 무려 6조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조흥은행은 이에 따라 지난 19일 한국은행으로부터 지원받은 2조원의 만기를 연장하는 한편 한은의 협조 아래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 3조원이 넘는 콜자금을 끌어썼다. 그러나 노조파업이 다음주로 넘어 가면 이 같은 자금조달 구조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지동현 조흥은행 부행장은 “한국은행이 유동성 조절용 대출금을 지원하겠다고 한 만큼 다음주 초께 상황이 어려워지면 지원을 요청할 생각”이라며 “장기적금이나 예금은 해약하지 않는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은의 지원한도가 3조원에 묶여 있지만 금통위 의결을 거치면 증액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흥은행의 예금지급에 전혀 문제가 없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전산망 다운되면 금융대란 불가피=전산인력이 19일 새벽 추가로 이탈하면서 전산망 다운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노조측은 다음주 면 반드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는 반면 정부와 은행측은 전산가동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등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월말로 접어든 다음주부터 금융거래가 폭주할 것으로 예상돼 어떤 식으로든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전산망이 완전가동중지되면 금융시장 전반에 엄청난 파장이 우려된다. 은행 전산망은 금융거래의 기본 데이터이자 모든 고객들의 정보가 집적된 장치다. 따라서 전산망이 다운되면 개인과 기업고객의 모든 정보와 거래내역을 확인 할 수 없어 금융거래가 전면 중단된다. 다른 은행들 역시 조흥은행을 매개로 한 금융거래는 전혀 불가능해진다. 지난 3월말 현재 조흥은행의 거래고객은 개인 1,000만명, 기업 9만4,000개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최소한 국민 4~5명 중 한명의 금융거래가 완전히 중단되는 것이다. <김홍길기자 wha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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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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