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아시아ㆍ유럽 프로 무대에서 착실히 기량을 쌓은 배상문(26ㆍ캘러웨이)과 노승열(21ㆍ타이틀리스트)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본격 데뷔하자마자 거침 없는 샷을 휘두르고 있다.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 지역의 PGA 웨스트 니클라우스 코스(파72ㆍ6,924야드)에서 열린 휴매너 챌린지(총상금 560만달러) 1라운드.
배상문은 버디 7개와 보기 1개에 이글 1개를 폭발시켜 8언더파 64타를 적어냈다. 카밀로 비예가스(콜롬비아)와 데이비드 톰스(미국)가 9언더파로 공동 선두에 나선 가운데 배상문은 브랜트 스니데커(이상 미국) 등 3명과 함께 공동 3위를 달렸다. 노승열도 버디 8개와 보기 1개로 7언더파 65타를 쳐 공동 7위로 상큼하게 출발했다.
배상문과 노승열은 PGA 투어 신인이지만 경험만큼은 부족하지 않다. 지난해 일본에서 3승을 거두며 상금왕에 오른 배상문은 지난해 말 퀄리파잉(Q)스쿨을 통과한 뒤 “미국 코스는 일본보다 어렵지 않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2010년 아시안 투어 상금왕에 올랐던 노승열도 아시아와 유럽에서 다양한 환경의 코스를 경험하며 내공을 쌓았다.
지난주 데뷔전인 소니오픈에서 막판 공동 29위로 밀렸지만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던 배상문은 기세를 이어갔다. 10번홀에서 출발한 배상문은 12번부터 14번홀까지 3연속 버디를 잡아냈고 후반 들어서는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더 줄이다 8번홀(파5)에서는 두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이글 퍼트를 성공시켰다. 페어웨이 적중률 85.7%를 기록한 드라이버 샷은 평균 거리 318야드로 출전자 중 4위에 올랐고 그린 적중률도 88.9%에 달했다. 소니오픈에서 가볍게 컷을 통과했던 노승열도 상위 입상의 발판을 만들었다.
하지만 변수는 있다. 이 대회는 PGA 웨스트 니클라우스 코스와 파머 코스, 라킨타 골프장 3곳을 돌며 1∼3라운드를 치른 뒤 마지막 날 파머 코스에서 우승자를 가리기 때문이다.
‘왼손 지존’ 필 미켈슨(미국)은 이번 시즌 첫 라운드를 라킨타 골프장(파72ㆍ7,060야드)에서 치러 2오버파 74타를 쳤다. 순위는 144명 중 공동 134위. 라킨타 골프장은 3개 코스 중 난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대회 공동 후원자인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갤러리들의 응원 속에 경기에 나선 미켈슨은 “하나의 대회, 한 달, 일 년은 길다. 이제 한 라운드를 돌았을 뿐”이라며 애써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날 니클라우스 코스에서 경기하며 공동 선두에 나선 비예가스는 길이가 긴 벨리 퍼터를 사용해 롱 퍼터 논쟁을 가열시킬 여지를 만들었다. 6언더파 66타를 친 재미교포 케빈 나(29)는 공동 14위, 파머 코스(파72ㆍ6,950야드)에서 경기한 뉴질랜드교포 대니 리(22)는 공동 56위(3언더파)에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