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상무관 해외 리포트] 염동관 駐브라질대사관 상무관

브라질 장관등 사실상 주3일 근무…면담 일정은 수·목요일에

“이번에 한국에서 매우 중요한 기업인이 옵니다. 장관님과 월요일 면담이 꼭 필요하니 보고해주시기 바랍니다.”(상무관) “우리 장관님은 취임 후 월요일에 근무한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장관 비서관) 브라질에서 겪는 가장 난감한 일 중 하나는 장관을 비롯, 고위급 정치인들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나뿐 아니라 브라질에 주재하고 있는 기업체 지사원 대부분이 느끼는 고충이지만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렇다고 브라질 고위관료나 정치인이 외국기업의 투자유치에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니고 콧대가 유난히 높은 것도 아니다. 이들이 사실상 주3일 근무를 하기 때문에 일정을 맞추기가 어려운 것이다. 비행시간만 우리나라에서 하루가 꼬박 넘겨 걸리기 때문에 브라질을 방문하는 국내 고위급 인사들은 보통 주말에 한국에서 출발한다. 월요일 오전쯤 브라질 수도인 브라질리아에 도착하는 VIP들은 이날 오후 브라질 정부관리나 정치인을 만나고 싶어하지만 이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정치인 출신의 장관이나 국회의원은 남미 대륙의 절반에 가까운 브라질의 광활한 국토에서 지역구를 챙기고 지방방문 행사를 치르기 위해 보통 전주 금요일에 사무실을 떠난다. 그들 대부분은 지역에서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 오후에나 수도로 돌아온다. 고위관료와 정치인의 이 같은 전통(?)은 수도가 리우에서 브라질리아로 이전한 후 40여년간 쭉 이어져왔다. 현지에 정통한 주재원들은 그래서 중요한 사업이 있으면 국내와 미리 일정을 조율해 수요일 또는 목요일에 행사를 잡는다. 브라질 고위인사들의 주3일 근무 전통을 역이용한 전법을 구사하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에서 발간한 주소록을 참조해 e메일을 보내도 답장이 함흥차사일 경우가 많으니 정확하게 담당자를 찾아 팩스로 문서를 주고 받는 것이 효율적이다. 삼바 춤과 함께 브라질의 마스코트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축구여서 올해 우리 기업의 월드컵 특수에 대한 기대도 작지 않다. 축구의 나라답게 브라질 국민은 축구 성적에 따라 국가 이미지를 매기고 이를 곧바로 기업 이미지에 연결시키는 성향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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