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매물" 외환銀 몸값 뛴다
제일銀 SCB 매각에 '희소성' 높게 평가 10월이후 매각협상 가능 HSBC·하나은행등 '러브콜' 쇄도할듯
외환은행의 몸값이 뛰고 있다. 제일은행이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으로 매각됨에 따라 사실상 시중은행 중 마지막 남은 매물이라는 ‘희소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제일은행 인수에 실패한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물론 하나은행 등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덩치를 키울 필요가 있는 은행들로부터 ‘러브콜’이 쇄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외환은행은 론스타 펀드가 인수한 지 2년이 지난 올 10월 말 이후부터 공식적인 매각협상이 가능하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그 이전에 매각작업이 물밑에서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외환은행, M&A 가치 상승=제일은행의 매각으로 외환은행의 매각가치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는 게 금융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SCB는 제일은행을 지난해 9월 말 현재 주당 순자산가치의 1.89배를 적용한 주당 1만6,511원에 사들였다. 이는 지난해 한미은행이 씨티그룹에 매각될 때 주당 순자산가치 1.95배를 적용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며 현재 국민 등 대부분의 은행이 시장에서 평균 1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외환은행도 현재 주당 순자산가치의 1.9~2배를 적용할 경우 현재 주가보다 높은 9,700~1만원선에서 지분매각이 이뤄질 전망이다. 더구나 외환은행의 가치는 외환영업 부문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데다 사실상 외국계 자본이 인수할 수 있는 마지막 시중은행이라는 점 때문에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우리은행에 대해서는 향후 2년 내에는 매각하지 않을 것이며 더구나 외국계에 매각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외환은행의 매각가격이 제일은행에 비해 훨씬 낮아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제일은행 인수전에서 HSBC가 제시했던 가격을 감안하면 외환은행의 인수가격은 주당 7,200원선에 불과하다.
◇외환은행 인수전, 누가 뛰어들까=이미 시장에서는 이번 제일은행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HSBC가 외환은행 인수로 눈길을 돌릴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HSBC는 제일은행 이전에도 이미 서울ㆍ한미은행 인수에 나섰던 전력이 있다. 그만큼 한국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또 하나의 잠재적인 매수자로 분류되는 곳은 하나은행이다. 지주회사 설립은 물론 ‘뱅크 워(Bank War)’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규모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실제로 지난 2001년 제일은행 인수를 추진한 바 있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추가 M&A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김정곤 기자 mckids@sed.co.kr
입력시간 : 2005-01-11 1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