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7월 1일] 펀드환매, 한번 더 따져보자

투자자 A씨는 지난 2007년 10월 코스피지수가 연일 상승하자 정기예금을 중도 해약하고 국내 주식형 펀드에 거치식으로 가입했다. 이후 증시가 고꾸라지면서 투자 원금의 절반이 날아가더니 지난해부터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회복하자 비로소 원금 회복의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A씨는 투자에 있어 두가지 큰 실수를 저질렀다. 첫번째는 ‘묻지마 투자’. 펀드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마치 은행보다 높은 수익을 내는 ‘보증 수표’쯤으로 여기고 투자를 결정했다. 사회적 분위기도 펀드 하나 없으면 외계인 취급을 당할 정도였으니 꼭 A씨의 실수라고만은 할 수 없겠지만 안정적인 투자 성향의 A씨는 위험을 감수하는 펀드 투자자로 변신한 것이다. 두번째 실수는 ‘거치식 펀드 가입’. A씨는 증시가 이미 많이 오른 상태였지만 투자금을 한꺼번에 펀드에 담아버렸다. 가입 초기 일주일은 수익률이 나자 흐뭇했지만 곧이어 증시가 날개 없는 추락을 보이자 펀드 평가금액은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언론에서 ‘2007년 고점 당시 적립식 투자자들이 드디어 투자 원금을 회복했다’고 떠들어댔지만 거치식으로 투자한 A씨에게는 먼 이야기였다. 그리고 지금 코스피지수가 1,700선 부근에 다가오면서 A씨는 펀드 환매를 고려하고 있다. 비단 A씨뿐만이 아니다. 이달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돈은 2조3,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반면 증권가에서는 향후 증시 상승을 예상하며 지금이 바로 적극적인 펀드 투자 시기라는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다. 펀드 추천 역시 활황기에 수익률이 좋은 성장형 펀드, 업종 대표주 펀드로 몰리고 있다. A씨가 ‘남들이 하니까’ ‘본전을 찾았으니까’ 같은 단순한 생각만으로 펀드 환매에 나서지 않기를 바란다. 향후 증시가 추세적인 상승을 나타내 투자원금 이상의 성과를 거둔다면 또 ‘괜히 환매해버렸어’라는 후회와 함께 세번째 실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묻지마’는 한번이면 족하다. ‘묻지마 환매’에 나서기 전에 차분히 시장상황을 돌아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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