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가산금리 치솟아 역마진 우려

투자자들 모노라인 부실로 채권인수 기피<br>CDS 프리미엄 올초보다 2.5배나 뛰어<br>자금조달 힘들어 외화부족사태 오래갈듯


가산금리 치솟아 역마진 우려 투자자들 모노라인 부실로 채권인수 기피CDS 프리미엄 올초보다 2.5배나 뛰어자금조달 힘들어 외화부족사태 오래갈듯 서정명 기자 vicsjm@sed.co.kr 국내 은행들이 외화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추진했던 해외주택담보증권(RMBS) 발행 계획을 전면 보류하거나 연기한 것은 ▦가산금리 급등에 따른 역마진 우려 ▦해외 투자처의 채권인수 기피 ▦해외 채권보증회사(모노라인) 부실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신용경색과 금융시장 불안으로 은행의 신용위험 정도를 나타내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100bp(1bp=0.01%포인트)를 밑돌았지만 지금은 250bp를 웃돌아 역마진이 우려될 정도다. ◇해외 RMBS 발행 대거 보류=해외 RMBS는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이 지난 2004년부터 7차례에 걸쳐 발행한 적이 있지만 국내 시중은행이 RMBS를 발행한 사례는 없다. 국민ㆍ신한ㆍ우리은행 등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외화자금 조달수단을 다변화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올해 초 해외 RMBS를 발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의 유동성 위기 등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발행금리도 급등하면서 제동이 걸린 상태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1조원의 기초자산을 바탕으로 올해 초 해외 RMBS를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국제금융시장 여건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공모시장은 발행이 거의 차단된 상태라 사모시장을 모색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해외 RMBS 발행을 일단 연기하기로 했으며 발행규모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해 상반기 1조원의 해외 RMBS를 발행하기로 하고 주택담보대출자들로부터 동의를 구하는 등 내부작업을 진행했지만 상반기 발행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해외 RMBS 발행을 검토했던 우리은행도 일단 계획을 보류했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의 해외 RMBS 발행이 일단 중단되면서 은행들의 해외자금 조달여건도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주가 급락으로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되돌아오면서 은행의 유동성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전제한 뒤 "달러 공급이 부족한 상태에서 해외 자금조달마저 힘들어져 외화자금 부족사태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산금리 급등에 역마진 우려=지난해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는 6.0~7.0%대였다. 주택담보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해외채권을 발행할 경우 해외 투자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발행금리는 최소한 6.0%를 넘지 않아야 이익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은행들의 CDS 프리미엄이 250bp를 넘어선 상태라 발행금리를 6.0% 수준에 맞추기는 힘든 상황이며 잘못하면 역마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원화를 달러로 스와프하는 과정에서 국내 주택담보대출금리보다 높은 해외 RMBS 발행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해외 투자자들은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유동화증권을 아예 기피하고 있어 역마진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ㆍ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기관이 한국 시중은행이 발행하는 유동화증권에 대해서는 신용등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은행들의 신용위험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가산금리 부담을 피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산금리 급등에 따른 역마진 우려에 해외 채권보증회사들의 경영부실과 해외 투자기관의 채권인수 기피 등으로 당분간 국내 은행의 해외 RMBS 발행은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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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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