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백남준, 마지막 길도 퍼포먼스로

장례식서 '넥타이 자르기'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씨의 장례식이 3일 맨하탄 프랭크 캠벨 장례식장에서 거행됐다. 존레넌의 부인 오노 요코가 백씨의 조카 켄 하쿠다의 넥타이를 잘라 고인의 가슴 위에 올려놓고 있다. /한국일보 제공

백남준. 그의 마지막 가는 길도 퍼포먼스였다. 한국이 낳은 20세기 현대 미술의 거장 고 백남준씨의 장례식이 열린 미 뉴욕 맨해튼의 프랭크 캠벨 장례실장에는 조문객들이 서로의 넥타이를 자르는 퍼포먼스가 벌어졌다. 그의 조카 켄 하쿠다씨의 제안으로 시작된 ‘넥타이 자르기’는 비틀즈의 멤버였던 존 레넌의 부인 오노 요코가 하쿠다의 넥타이를 자르면서 시작돼 참가자 400여명이 서로의 넥타이를 잘랐다. 이는 지난 62년 독일에서 플럭서스 그룹을 창시한 요제프 보이스를 만난 뒤 관객의 넥타이를 자르고 피아노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연출했던 백남준을 추모하는 또 하나의 퍼포먼스였다. 고인의 시신 위에 수북이 쌓인 조문객들의 잘린 넥타이들은 그에 대한 애정과 존경의 표시며, 그가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보여준 행위 예술이기도 했다. 이날 장례식에는 그의 부인 구보타 시게오 여사를 비롯한 유족과 정부 조문사절로 참석한 유홍준 문화재청장, 문봉주 주 뉴욕 총영사, 송태호 경기문화재단 대표, 맨해튼 센트럴파크에 설치됐던 ‘더 게이츠’ 프로젝트를 펼친 환경작가 장 클르도 크리스트 부부, 불프 헤르첸고라트 독일 브레멘 미술관장, 엘리자베스 부룬 미국 스미소니언 관장 등 국내외 문화계 인사 40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국내외에서는 백남준의 추모전이 잇달아 열릴 예정이다. 한국미술협회ㆍ민족미술협회ㆍ경기문화재단ㆍ한국문화예술위원회ㆍ국립현대미술관 등 3개 미술단체ㆍ기관 관계자들은 백남준씨의 유해가 한국으로 돌아오는 3월 중순경에 맞춰 특별기획전을 열기로 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백남준 1주기에 맞춰 고인의 예술세계를 분석하는 학술행사를 열 계획이다. 뉴욕현대미술관(MOMA)는 5월 백남준 추모전을 열기로 했으며, 스미소니언 박물관은 백남준의 작품 ‘US 맵’과 ‘메카트론 메트릭스’를 미국 미술관에 영구 전시키로 했다. 또 유족들은 고인의 마지막 작품인 ‘엄마’와 미발표 유작들을 모아 이달 말께 유작전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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