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의심할 여지 없이 확장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해 20개에 불과하던 대회가 24개로 크게 늘었고 총상금도 20억원가량 증가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지난해 27개에서 올해 24개로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하다.
대회가 증가하고 국내투어의 상금 규모가 늘어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상금랭킹 하위권 선수들의 생계 문제를 해결하고 선수 개개인의 경기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서다.
하지만 양적 팽창과 더불어 질적 개선의 고민도 해볼 일이다. 국내에는 아직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마스터스와 같은 권위 있는 대회가 없다. KLPGA협회는 지난 2007년 한국여자오픈과 KLPGA선수권대회, KB국민은행스타투어 최종전을 메이저 대회로 지정했으나 '명품 대회'로 여기는 데는 아직 무리가 있다.
76년 역사의 마스터스 대회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 골프장은 매년 5~6개월가량 문을 걸어 잠그고 회원 입장도 막는다. 마스터스 대회를 치르기 위해 준비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마스터스 경기가 펼쳐지는 동안 오거스타 골프장은 디봇 자국이 한 개도 남지 않도록 철저하게 코스를 관리한다. 날씨와 코스 난이도가 경기력을 좌우할 수는 있어도 코스 상태가 선수들의 플레이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대회가 열리기 직전에야 회원들에게 코스 개방을 끝내고 코스 관리도 하는 둥 마는 둥 하는 국내 골프장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최근 제주 롯데스카이힐은 의미 있는 시도를 했다. 16일 막을 내린 KLPGA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 대회를 위해 무려 1달간 경기 코스를 폐쇄했다. 이영민 제주 롯데스카이힐 총지배인은 기자와 만나 "총 36홀 골프장이니 대회를 치르지 않는 18홀만 손님을 받도록 조치했다"며 "한 달가량 손님을 못 받아 1억5,000만원 정도 손해가 났는데 대회를 위해서는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회에서 1,2라운드 선두를 달렸던 이현주는 당시 기자 간담회에서 "바람이 강해 걱정이었는데 코스 관리를 잘해서인지 디봇 자국이 없고 경기를 치르기에 너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