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현대중공업 노사 '14년 밀월' 깨지나

勞 "실적 걸맞은 성과급을"…사측 거부

‘현대중공업 노사의 14년간 밀월이 깨지나.’ 현대중공업 노사가 연말 추가 성과급 지급을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 양상을 빚고 있다. 사상 최고 실적에 대해 조합원 특별 성과급을 달라는 노조 측 요구와 ‘전례 없는 노조의 억지 주장’이라는 회사 측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심상찮은 파열음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최강성 해고 노동자 출신 노조위원장을 당선시키며 출범한 새 노조 집행부의 이번 유례없는 추가 성과급 요구문제의 처리 여하에 따라 지난 14년간 ‘무분규 밀월관계’를 이어온 현대중공업의 향후 노사관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지난 6일 출범한 17대 오종쇄 노조위원장은 최근 사측에 연말 추가 성과급을 달라며 특별교섭을 요구했다. 오 위원장은 지난달 새 노조위원장 선거 당시 “조선업계의 호황 속에 사측도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올 임단협에서 합의한 최소 성과급 외에 추가로 성과급을 받아내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노조는 임단협 합의 사항인 최소 성과급 368% 외에 최고 100% 수준의 추가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그러나 이에 대해 “원칙을 무시한 억지 주장”이라며 거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측은 “이미 7월 노사 간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조인식까지 마친 상황에서 추가 성과급을 위한 특별교섭을 갖는 것은 임금 재협상과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노조의 요구에 대해 사측이 사실상 교섭거부 방침을 밝히고 나서자 노조 측은 반발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현대중공업 노조 모 간부는 “회사 측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것은 조합원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추가 성과급 지급은 정당한 요구임에도 사측이 교섭에 나서지 않는다면 정면돌파도 불사한다는 게 노조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노조의 이번 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강경기류는 신임 노조위원장의 성향과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 위원장은 과거 1990년대 ‘골리앗 크레인’ 농성을 주도, 해고되는 등 최강성 노조운동의 장본인으로 사측의 ‘복직 불가 5인’ 가운데 1명이었다. 오 위원장은 2003년 노사합의로 복직된 뒤 현재는 합리적인 온건주의를 표방하고 있지만 출범 초기부터 유례없는 추가 성과급 지급 카드를 들고 나서 현대중공업의 노사관계에 갈수록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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