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산업硏 보고서"성공"보다 "실패" 평가많아… 사전준비소홀이 최대 요인
국내 건설업체의 중국시장 진출이 성공적이지 못했으며 현지시장에 대한 사전준비 소홀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지닌 중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 보다 치밀한 대응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12일 건설산업연구원의 김태황 연구원은 '중국 건설시장 환경변화와 진출전략'이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기술력 축적과 적극적인 현지화, 철저한 시장조사 등 민관 합동의 공동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건설시장 진출 경험이 있는 27개 건설업체의 실무자 4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국시장 진출이 성공적이었다'(39%)는 평가보다 '실패했다'(42%)는 평가가 다소 높았다. 실패요인에 대해서는 '현지시장에 대한 사전준비 미흡'(30%)을 가장 많이 지적했고 '외환위기 이후의 국내여건 급변'(22%), '기술경쟁력 부족'(16%) 등을 꼽았다.
국내 건설업체의 중국 건설계약 실적도 지난 97년 18억달러에서 98년 6,500만달러로 급감한 뒤 2000년 1억4,000만달러, 지난해 1,300만달러, 올 1~4월 1억4,000만달러 등에 불과하다. 무모하게 개발사업을 벌였다가 투자회수를 못하거나 자금난에 직면, 공사를 중단한 사례가 많다는 것이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준비 소홀 못지않게 중국 건설업체의 빠른 기술력 향상도 국내업체에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건축 시공 부문에서는 중국과 국내기업의 기술력이 대등하다는 답변이 68%였고 토목 시공 부문에서도 별 차이가 없다는 응답이 54%를 차지했다.
김 연구원은 "올 한해 중국의 건설시장 규모는 3,604억달러에 이르고 사회간접자본(SOC) 시장은 매년 7%, 주택건설시장은 매년 20% 이상 신장이 예상된다"며 "지금까지 뚜렷한 성과는 거두지 못했지만 중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워 진출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성공적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 국책 금융기관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업무지원 강화 ▲ 대중국 차관확대를 통한 수주지원 ▲ 통상 관련기관의 실질적 수주지원 등의 순으로 제도적 뒷받침이 요구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박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