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차그룹 상생협력방안 왜 나왔나

현대차그룹이 25일 발표한 부품협력업체 '긴급지원 및 상생협력' 방안은 검찰의 비자금 등 수사와 관련해 지난 19일 내놓은 사회공헌방안의 후속 조치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방안이 환율 급락과 유가 급등 등 경제환경 악화에 따른 부품 협력업체의 경영애로를 완화하기 위한 긴급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날 그룹의 총수인 정몽구 회장이 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 등 자칫 '경영 공백'까지 초래될 수 있는 상황에서 비자금 수사와 관련된 여론을 환기시키려는의도도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방안 세부내용은 = 이 방안은 중소기업 협력업체 부품대금 100% 현금 지급과대기업 협력업체의 어음기일 단축, 개발투자비 2010년까지 2조6천300억원 추가 투입,품질육성기금 500억원 조성 지원 등이 주요 골자다. 먼저 협력사 자금 지원을 위해 현재 중소기업 협력업체의 수출대금은 현금, 내수대금은 60일 어음으로 지급하던 부품대금을 모두 현금으로 지급키로 했다. 지원대상은 어음으로 지급할 예정인 내수대금 3조3천억원이다. 또 대기업 협력업체에 대해서는 현재 120일인 내수 부품대금 어음기일을 단축,약 5조1천억원을 60일 기일 어음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협력사의 기술개발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2010년까지 협력업체 자금지원 금액을당초 13조원에서 15조원으로 늘려 올해 2조5천134억원을 집행하고, 전체 지원금액중2조6천300억원은 향후 신차 금형비 등 협력업체 개발투자비로 투입한다. 또 협력업체 품질.기술 육성기금 500억원을 조성해 업체당 20억원, 3년 이내에서 융자해줘 부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협력사 기술지원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전문가 파견 및 기술 자문을 통한 품질봉사단 활동을 강화하고 협력사 엔지니어가 현대.기아차에 상주하며 공동 설계 및 연구에 참여하는 게스트 엔지니어링(GE)활동을 지원하는 한편 신기술 공동 개발과 특허기술 이전을 확대하고 교육인원도 지난해 1만3천명에서 올해 2만명으로 늘린다. 현대차그룹은 이 밖에 수입부품 국산화 등을 통한 원가절감 성과의 50%를 환원해주는 성과공유시스템을 운영하고 부품 수출을 지원하는 한편 구매본부 내에 상생협력추진팀을 신설하는 등 협력업체와의 상생협력 관계 강화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 방안 발표 배경은 = 현대차그룹은 환율 하락과 유가 급등 등 최근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경제환경으로 인해 부품 협력업체들이 겪고 있는 경영애로를 해소하기위한 긴급 지원방안이라고 밝히고 있다. 즉 최근 환율이 930원대로 급락하고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상회하는 등 기업환경이 급속히 나빠짐에 따라 부품 납품업체들의 경영수익이 떨어지고 해외 완성차업체에 직수출 하는 경우에도 가격경쟁력이 급속히 떨어지는 등 협력업체들의 경영상황과 자금흐름이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환율, 유가, 원자재 등 3중 악재로 인해 본사의 영업수지도나빠지고 있지만 부품협력업체의 경영악화를 방지하지 않고는 중장기적으로 완성차업체 자체의 경쟁 토대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이 같은 긴급 지원방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의 이날 상생협력 방안은 최근 비자금 등과 관련한 검찰 수사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그룹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전날 정몽구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는 등 검찰의 수사가 오너 부자에게까지 겨눠지는 상황에서 "최악의 사태는 피해보자"는 의도라는 것이다. 실제 지난 19일 발표된 사회공헌 방안은 일부 비난이 있지만 정 회장 부자의 사재 1조원 사회 헌납 등 특단의 조치인 데다 이날 상생협력 방안도 금액으로나 내용으로나 다른 그룹과 비교해보면 다소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검찰이 현대차그룹의 사회공헌 방안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점등을 감안하면 이번 후속 조치가 그룹에 부정적인 여론을 어느 정도 환기시키는 효과는 있겠지만 검찰의 사법처리 수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또 현대차그룹이 올해초 비상경영을 이유로 부품 납품업체의 납품가격을 인하,비난을 자초했다가 이같은 상생협력 방안을 내놓은 것에 대해서도 업계에서는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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