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흔들리는 풍경속의 '어렴풋한 기억'

권두현 사진전 '프랙티컬 일루젼' 갤러리 현대서


흔히 사진은 초점이 정확하게 맞아야 '잘 찍었다'고 한다. 그러나 사진이 예술과 만나면서 꼭 초점이 맞아야 좋은 사진이라고 하는 것은 이제 옛말이 됐다. 최근에는 사진처럼 또렷한 극사실 회화가 인기를 끌면서 특히 사진과 회화의 시각적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회화는 갈수록 선명해지는 반면 작품 사진은 되래 초점을 맞추지 않거나 심지어 카메라를 흔들며 촬영하는 경우도 있는 것. 회화의 감성을 사진기법으로 연출하기 위해서다. 회화적이면서 사색적인 사진작품 전시가 사간동 갤러리 현대에서 열리고 있다. '프랙티컬 일루젼(Practical Illusion)'이라는 제목을 건 권두현 작가의 개인전이다. 그의 사진은 명확하지 않다. 풍경이든 인물이든 순간적인 인상만 포착했을 뿐 정확하게 어떤 대상을 촬영했는지는 알 수 없을 만큼 모호하다. 춤을 추는 듯 흔들린 작품 속 이미지는 인간의 기억형태와 유사하다는 것이 작가의 생각이다. 흔들림 속에 어렴풋하게 존재하는 공간과 사물은 보는 사람들에게 감정이입을 유도한다. 관람객들은 작품을 보면서 자신의 경험과 연관된 사건이나 기억을 떠올리며 저마다의 해석을 풀어놓게 된다.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작품을 감상하면서 관람객은 일상의 짐을 잠시 곁에 두고 깊은 생각에 빠질 수 있다. 인화지가 아닌 종이에 프린트를 하거나 유화로 그림을 그린 후 촬영을 하는 등 다양한 기법을 동원해 작가는 회화와 사진의 장르간 경계를 허물어가고 있다. 전시에는 최근작 20여점을 선보인다. 크기는 50호와 80호 두 종류가 있으며, 가격은 300만~700만원으로 정해졌다. 전시는 17일까지. (02)734-6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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