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힘 실리는' 환경정책

환경부, 재경부 '경유값 단계인상' 주장에 제동<br>27일 공청회 개최 관철…정부안 조기결정키로

경유가격을 휘발유값의 85%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 결정을 앞두고 환경부가 이번만은 물러설 수 없다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정경제부ㆍ건설교통부ㆍ산업자원부ㆍ환경부 등은 휘발유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경유와 LPG의 가격을 휘발유 100 대 경유 85 대 LPG 50 수준으로 조정하기로 원칙적인 합의를 본 상태다. 문제는 도입시기로 재경부ㆍ건교부 등은 오는 2008년까지 단계적으로 가격 수준을 조정하자는 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환경부는 내년 1월부터 경유승용차가 시판되는 점을 감안, 2005년 말까지 가격조정을 마쳐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재경부를 비롯한 경제부처는 세수 부담으로 휘발유가격을 내릴 수는 없어 경유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가파르게 가격을 올릴 경우 운수업자나 국민이 반발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처럼 극한 상황을 자초할 수 있다는 논리다. 어려운 경제여건도 경유가 인상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영세사업자나 화물사업자들의 부담은 현행처럼 유류세 인상분을 환급해주면 된다는 입장이다. 레저용차량(RV)이나 경유승용차 운전자에게만 부담을 지우면 국가경제에 부담을 적게 주면서도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환경부는 경유가격 인상이 2007년 이후로 늦어지면 휘발유차량에 비해 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경유승용차 판매가 초기에 급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부처간 입장이 엇갈리면서 당초 상반기로 예정돼 있던 정부안 마련이 자꾸 미뤄지다 지난 19일 관계부처 과장급 실무회의에서 27일 공청회를 갖기로 합의했다. 조세연구원ㆍ교통개발연구원ㆍ환경정책평가원 등 4개 기관이 공동으로 마련하기로 한 최종용역보고서도 이날 공개될 계획이다. 정부는 용역보고서를 기반으로 공청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수렴, 최종안을 확정지을 방침이어서 이날 공청회 결과가 정부안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해 환경부와 환경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05년부터 유로3 기준 승용차 도입이 결정된 데 이어 7월 대형상용차의 유로3 기준 적용이 2개월 연기되는 등 환경정책은 산업논리에 밀려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환경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에서도 밀리면 부처의 존재이유를 찾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김신종 환경부 대기보전국장은 “현재 수도권 대기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1개국 가운데 최하위”라며 “2012년까지 도쿄와 파리 수준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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