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월 된 여아를 2시간 30분 동안 알루미늄 밀걸레 봉이 휘어지도록 때려 숨지게 한 비정한 친모가 살인죄로 검찰에 송치됐다.
울산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딸을 때려 숨지게 한 친모 전모(34)씨와 친부 박모(29)씨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일 전씨는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데리고 오면서 “말을 듣지 않고 울면서 따라오지 않는다”며 입과 머리를 손으로 수차례 때리는 등 폭행했다. 집에 도착해서는 “저녁을 먹지 않는다”며 밀걸레 봉으로 머리를 때렸으며, 오후 8시께 남편 박씨가 돌아오자 함께 술을 마시다 육아문제로 화가 난 상태에서 2시간 30분에 걸쳐 아이의 전신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 이 과정에서 알루미늄 박대가 구부러질 정도로 세게 아이의 머리를 20여차례 이상 때렸다.
아이가 숨을 쉬지 않자 오후 11시 11분께 박씨의 119로 신고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심폐소생술을 하던 중 자정께 숨졌다. 전씨는 소주 1병 정도를 마셨고, 귀가한 남편과는 소주 3~4병을 또 나눠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출동했던 구급대원들이 박양의 머리와 얼굴에 난 상처와 멍을 보고 경찰에 알렸다.
경찰은 이런 정황을 볼 때 사망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하거나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단해 살인죄를 적용하기로 했다.
남편도 이런 아내를 말리지 않았다. 오히려 울면서 안겨오는 딸아이를 밀치고 손으로 머리를 때리기도 했다. 경찰은 박씨에 대해서도 살인죄의 공동정범으로 구속 송치했다.
경제 사정이 열악한 전씨 부부는 올해 1월 충남에 사는 친할머니집에서 맡겨 둔 다섯살 난 언니 등 두 딸을 데려왔다. 육아 경험이 적은데다 정서적으로 불안한 상태가 이번 사건의 계기가 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지속적 학대 흔적은 찾기 힘들었으며, 보험도 없어 계획적 살인은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큰 딸에 대한 폭행 등 구체적 신체학대 사실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동생의 사망 당시 현장에서 엄청난 공포심을 겪는 등 심각한 정서적 학대 피해가 발견돼 경찰은 부부를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추가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