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종서 연구원의 '가족의 역할 및 관계 실태'란 연구논문을 보면, 남녀의 결혼생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남편 70.9%, 부인 59.8%로 남편이 부인보다 높게 나왔다. 이 조사는 2012년에 15~64세 전국 1만8천가구의 기혼남녀 1만51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왜 남편보다 부인의 결혼생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걸까.
자녀양육과 가사활동 분담을 보면 그 이유를 어렴풋하게나마 추정할 수 있다. 주로 부인이 담당하고 남편이 일부 도와주는 경우가 65.8%이고, 부인이 전담하는 비율도 21.8%에 달했다.
우리나라에서 애를 키우고 집안일을 하는 데 있어 여성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 성역할 구분이 여전히 일반화되어 있는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세부 가사활동별 부인의 역할 비율을 보면 식사요리 준비(91.2%), 설거지(87%), 세탁(86.2%), 집안청소(78.3%), 시장보기(75.2%) 등으로 남편은 시장보기만 다소 활발하게 참여할 뿐 다른 가사활동은 거의 손을 놓고 있다시피 했다.
주말 가사활동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남편의 가사활동 참여는 평일에 견줘 토요일과 일요일에 증가하긴 하지만, 여전히 여성의 주말 가사활동 비중은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등하교(78.4%), 학교공부(76.6%), 놀아주기(60.5%) 등 자녀양육 활동에서도 대체로 부인이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었다.
다만, 가구의 경제적 기반이 되는 주택매매와 이사, 투자 및 재산증식에 대해서는 부부가 공동으로 결정했다. 일반 생활비 지출은 부인 중심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