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동차이홍(왼쪽부터), 송쑤칭, 왕쭈엔이 테스트 통과를 기원하는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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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와 사람] "한국골프 한수 배우러 왔죠"
외국인 첫 한국프로 도전 中 낭자 3인방
21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동차이홍(왼쪽부터), 송쑤칭, 왕쭈엔이 테스트 통과를 기원하는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한 수 배우러 왔습니다. ”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최초로 외국인 회원을 꿈꾸며 3명의 중국 여자골퍼들이 지난 21일 서울에 왔다.
한번도 없었던 일이라 출입국 관리사무소에서부터 호되게 신고식을 치른 송쑤칭(25), 왕쭈엔(24), 동차이홍(25) 등 3명은 잘 통하지 않는 말로 사정을 설명하며 애를 태운 뒤라 벌겋게 상기된 얼굴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드디어 왔다”는 안도감이 엿보였다.
이들은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경기 가평의 썬힐CC에서 열리는 KLPGA 준회원(세미프로) 실기 테스트를 치른다. 21일 썬힐CC 콘도로 직행한 이들 3명은 22일부터 닷새 동안 연습라운드를 할 예정이다.
그래도 한국어를 조금 할 줄 아는 송쑤칭은 “우리는 모두 6년 전에 캐디 생활을 시작했고 지난 2000년부터 골프를 치기 시작해 이제 구력은 만 4년 정도”라고 설명했다.
통역을 맡은 정환국 비즈통산 대표는 “이들 3명은 칭다오에 있는 화산CC 캐디 출신으로 골프에 소질을 보여 현지 한국 기업인들의 후원을 받으며 프로골퍼의 꿈을 키워 왔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중국 티칭 프로골퍼 자격증이 있지만 아마추어 자격으로 몇 차례 프로암 대회에 출전했을 뿐 공식 경기 경험은 없다. 베스트 스코어는 송쑤칭이 71타, 왕쭈엔은 74타, 동차이홍은 77타.
KLPGA준회원 프로테스트를 통과기준은 사흘 동안 평균 80타 이하.
긴장감이 배가 되는 테스트임을 감안할 때 안정권은 아닌 듯 하다고 하자 “공식 프로암 기록이 그렇고 평소 전장 7,000야드에 달하는 칭다오 화산CC에서 연습할 때는 다들 70타 수준은 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왕쭈엔은 “일주일에 평균 3~4차례 라운드를 했고 하루 300~400개씩 연습 볼을 쳤다”며 이번 테스트를 위해 꽤 공을 들였음을 강조했다.
이들과 동행했던 강춘자 KLPGA 부회장이 “제대로 배우지 않아서 스윙은 아직 부족하지만 숏 게임은 예술”이라며 거들었다. 강 부회장은 지난해 이들을 후원하는 기업인의 권유로 칭다오에 가서 세 명과 동반 플레이를 한 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이들이 테스트에 응시할 수 있도록 추천장을 써주는 등 편의를 봐주고 있었다.
이들이 이번 테스트에 오기 위해 쓴 비용은 약 300만원씩. “헝그리 정신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번 테스트 비용은 각자 알아서 마련토록 했다”는 정 회장은 “많아야 10만원 안팎인 캐디 월급을 모아 온 만큼 사력을 다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168~170cm의 키에 늘씬한 이들은 잘 하라며 손을 흔들자 ‘파이팅’을 외치며 선전을 다짐했다.
김진영 골프전문기자 eaglek@sed.co.kr
입력시간 : 2005/03/22 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