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법 개정안 정국이 여권 내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사퇴 논쟁으로 흘러가는데다 정 국회의장이 재의결 절차를 밟겠다고 선언하면서 이 원내대표의 숨통이 트이는 모양새다. 비록 새누리당이 재의결 절차에 임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130석 야당 자체적으로 의결 정족수조차 채울 수 없어 “야당이 할 일은 다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국회법 개정안이 자동 폐기 수순으로 흘러가자 협상에 나선 이 원내대표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지만 여권의 내홍이 정치권 전면으로 등장하면서 이 원내대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수그러들고 있다.
국회법 개정안 여야 대치 상황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휴전 중이던 이 원내대표와 문 대표의 갈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인근 호텔에서 박지원·주승용 의원 등 중진급 비노계 의원들을 불러모았다. 이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이 원내대표가 현재 최고위원회의 출석을 안 하고 있으니 복귀 시점에 대해 논의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내대표는 회동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 출석 여부를 고심 중이다”고 밝혔다. 주 최고위원은 “문 대표가 ‘친노패권주의’를 청산하라고 했더나 오히려 ‘친노패권주의’를 강화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며 “이 원내대표가 최재성 의원 사무총장 임명을 철회하라며 최고위원 출석을 거부하고 있지만 문 대표는 이에 대한 어떤 화답도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은 이 원내대표가 시일 내에 문 대표와의 갈등을 조기 봉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상곤 위원장이 이끄는 당 혁신위원회가 사무총장을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에서 배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20대 총선 공천 심사 과정에서 그간 공천 실무를 총괄해 온 사무총장의 입김이 배제된다면 이 원내대표 등 비노의 우려도 줄어들 것으로 판단된다. 문 대표 역시 혁신위원회가 내놓은 안을 당헌·당규로 반영시키기 위해 당 중앙위원회를 조기에 소집하며 이 원내대표 달래기에 나섰다. 당 관계자는 “여권의 내홍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야당도 똑같이 자살골을 넣고 있으면 되겠느냐”며 “이 원내대표도 못 이기는 척 당무에 복귀한 이후 문 대표의 추가 당직 인선 등을 지켜보며 대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