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투명경영으로 정치자금 굴레 벗어야

검찰이 5대그룹의 16대 대선정치자금에 대해 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한다. 정치자금 비리사건은 수수쌍방의 문제이기 때문에 기업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한 면은 있다고 본다. 그러나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마당에 검찰의 조사가 기업활동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치 않을 수 없다. 수사를 하더라도 짧은 기간동안 집중적으로 실시해 기업에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길 바란다. SK비자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부패정치를 뿌리뽑아야 한다는 것이 국민적인 요구다. 검찰의 SK비자금 사건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여야의 대선자금 특검제 실시를 요구한 데다, 열린우리당 이상수 총무위원장이 여야의 대선자금 전반에 대한 검찰의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검찰조사든 특검이든 간에 모든 방법을 다해 의혹을 파헤쳐야 한다고 본다. 정치권이 국민에게 고해성사를 하고 사면을 요청하는 절차는 그 뒤의 일이다. 이것은 무엇보다 기업을 정치자금의 굴레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필요한 일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이 문제와 관련해 개별기업이 정당에 정치자금을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대신 경제단체나 중앙선관위를 통해 간접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불법정치자금의 수수 쌍방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도 강구할 방침이라고 한다. 전경련은 그 동안에도 정치권의 부당한 정치자금 요구는 들어주지 않겠다는 얘기를 수도 없이 해왔기 때문에 이런 말들이 그다지 미덥지는 않다. 공식 기관을 통해서는 형식적으로 기부하고 뒷구멍으로 큰 돈을 기부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법자금 수수행위에 대한 처벌강화는 반드시 법제화 돼야 하리라고 본다. 받은 정치인에 대해서는 정치현장에서 장기간 퇴출 되도록 현재보다 훨씬 강한 처벌이 가해져야 한다. 부패한 정치인은 불법적으로 조성된 정치자금을 이용해 부패정치를 확대재생산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주는 기업에 대해서도 경영에 타격을 받을 정도의 처벌을 가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하는데 그것의 한 예로 세무조사의 의무화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주는 쪽에 대한 처벌을 강하게 하는 것은 기업에 경계도 될 뿐만 아니라 손을 내미는 사람에게도 부담이 된다. 회사가 망하면 책임을 질 수 있겠느냐는 무언의 압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백억원을 예사로 불법회계처리 할 수 있는 투명하지 못한 경영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정치자금 비리를 막는 가장 강력한 수단은 처벌 보다 투명경영이다. <임동석기자 freu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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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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