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타협 없는 여야, 경제는 언제 챙기려나

오는 24일 열기로 했던 임시국회가 여야의 힘겨루기로 시작도 하기 전에 파행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당장 처리해야 할 민생ㆍ경제법안이 하나 둘이 아닌데 쌍용자동차 국정조사 등에 대한 의견차로 의사 일정조차 합의하지 못했다니 답답할 따름이다. 일주일 전 "새로운 국회 모습의 시범을 보일 좋은 기회(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민생을 위한 변화를 시작하겠다(우원식 민주통합당 원내부수석대표)"던 다짐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민생ㆍ경제현안은 말 그대로 산더미다. 부동산 취득세 감면 연장안은 꽁꽁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무엇보다 시급히 처리할 사안이다. 임대주택사업자의 택지비 부담 완화를 위한 임대주택법, 비정규직 차별해소를 위한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법과 파견근로자 보호법, U턴기업법,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 정부조직개편안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살펴보고 국무위원 인선이 완료되면 철저한 검증으로 새 정부 출범의 기틀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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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개원도 하기 전에 싸움질부터 하는 여야의 모습을 보면 과연 이번 임시국회에서 법안들이 제대로 처리될지 걱정이 앞선다. 지난 18일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결론 없이 끝낸 쌍용차 국정조사 문제만 해도 그렇다. 노사 모두 반대하는 국정조사를 '여야 합의사항'이라는 잣대만 내세워 강행하자는 야당이나 한정된 상황 변화를 전체인 양 주장하는 여당이나 정국 주도권을 둘러싼 기세 싸움 외에는 보이는 게 없는 것 같다.

더 큰 문제는 여야 갈등이 겹겹이 대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부조직개편안과 국무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 4대강 문제 국정조사를 놓고 첨예한 대립 조짐이 보인다. 자칫 민생현안이 정쟁에 묻혀 국회 서랍 속에서 기약 없는 세월을 보내거나 날림 처리의 전철이 되풀이될 개연성이 높아지는 대목이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살림, 깊어지는 경기침체로 삶의 의욕을 잃어가는 일반 국민들이다. 국민의 대표로 선출된 자라면 당연히 이들의 고통을 덜기 위해 나서야 한다. 그 첫걸음은 조속한 의사 일정 합의와 민생ㆍ경제현안 우선 타결에서 출발해야 한다. 더 이상 국민이 정치다툼의 희생양이 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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