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곡물 수출을 중단, 글로벌 식량 가격 폭등을 야기시킨 러시아가 수출을 조만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조기해제 전망에 이견을 보이며 혼란을 일으켰지만, 푸틴 총리가 입장을 바꿔 조기 해제 가능성을 밝혔기 때문이다. 11일 AFP통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푸틴 총리는 크렘린궁에서 열린 농업 및 농산품 가공산업 근로자의 날 기념 행사에서 "올해 수확량과 비축량이 국내 곡물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에 조만간 러시아가 최상위 수출국으로 세계 곡물 시장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총리가 곡물 수출 중단 조치의 조기 해제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는 올해 여름 최악의 가뭄 피해로 곡물 생산량이 크게 줄자 지난 8월 중순부터 올해 말까지 곡물과 밀가루 수출 금지 조치를 취했다. 세계 3위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가 수출 금지를 조기에 해제하게 되면 세계 곡물시장도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앞서 푸틴 총리는 조기 수출 금지 해제 가능성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러시아 농업부 장관은 "이른 시일 내 곡물 수출금지를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1, 2인자가 딴 목소리를 내면서 곡물 파동에 대한 우려와 러시아 내부 갈등설까지 불거졌다. 러시아 정부는 곡물 생산 지원도 강화할 예정이다. 푸틴 총리는 "러시아 농민들은 국제 곡물 시장 복귀에 필요한 잠재력과 경쟁력, 목표 달성을 위한 야심 등을 두루 갖췄다"며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올해 피해를 입은 곡물 생산업자들을 위해 400억 루블(약 1조 5,000억원)을 지원했으며 내년에도 농업 분야에 1,250억 루블을 투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