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적도 국적도 모두 바꿀 수 있지만 학적은 못 바꿉니다."
지난 24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소재 극동국립대학교로부터 대학 총장 감사장을 받은 문형욱 청와대 대통령실장실 행정관은 "러시아 학생들을 한국에서 교육 받게 하는 것은 영원한 한국맨을 만드는 사전 정지작업"이라며 러시아 학생들에 대한 한국 교육의 중요성을 힘줘 말했다.
문 행정관은 블라디보스토크ㆍ우수리스크 등 러시아 연해주 지역 대학교에 한국어 교재를 지원하고 러시아 대학생들이 교육비 부담 없이 한국에서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한 공로로 감사장을 받았다.
대학원에서 석사 논문을 준비하다 고려인들의 기구한 삶을 접하게 된 후 이들이 모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그는 임태희 한나라당 국회의원 보좌관 시절이던 2005년 임 의원과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등의 후원으로 교과서 8,000여권을 이 지역 대학에 지원했다.
이를 시작으로 2006년부터는 매년 한국에 우호적이고 한국을 공부하기를 원하는 러시아 학생들이 한국에서 유학할 수 있도록 유학 및 학비 알선, 입국 후 관리, 취업 알선 등 유학에 관한 전과정을 꼼꼼히 챙겨왔다.
특히 청와대에 입성한 뒤에는 러시아 연해주 대학생들이 더욱 많이 한국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힘을 써 두세 명에 그치던 국비 유학생 수를 지난해부터 12명으로 늘렸다.
그는 "연해주는 시베리아를 거쳐 러시아ㆍ중앙아시아ㆍ유럽으로 통하는 관문으로 에너지 등 자원을 외국에 의존하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며 "이 지역에 지한파 지도층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첫 단추가 바로 교육지원사업"이라고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우용 블라디보스토크 한국교육원장은 "문 행정관은 많은 러시아 학생들이 한국에서 공부하며 지한파 인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역할을 했고 양국 대학이 교류할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며 "이러한 노력이 지속될 때 한러 관계가 새롭게 도약하고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