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자금 확보 부도위기 탈출” 무차별 투매/금융시장 불안지속땐 대량매도 장기화주식시장을 떠받쳐야 할 기관투자가들이 오히려 주가폭락의 주인공으로 전락했다.9일 주식시장에서는 은행, 증권, 종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무차별적으로 매물을 쏟아내면서 주가폭락을 부추겼다.
증시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콜시장 마비로 인한 부도위기로부터의 탈출 ▲평가손 1백% 반영에 따른 손절매 부담 감소 ▲향후 주가하락을 예고하는 정부 정책 등으로 해석하고 있다.
먼저 증권, 종금 등 기관들은 콜시장 마비에 따라 콜상환자금 확보가 어렵고 부도위기에 이르자 무더기로 상품주식, 채권 등을 시장에 쏟아내고 있다. 모 증권사 관계자는 『콜상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상품주식, 채권 등 「돈이 될 만한」 것을 모두 시장에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요구에 따라 주식평가손을 1백% 반영해야 하는 것 역시 대규모 손절매를 손쉽게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금년 결산에서 주식평가손을 1백%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향후 주가하락을 예상한다면 지금 대규모 손해를 보더라도 매각하는 것이 차라리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정책역시 한쪽 측면에서는 오히려 주가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정부는 종금사 예금자보호를 위해 신용관리기금에 정부보유주식 2조원 규모를 출연하기로 결정했다. 한전, 포철, 담배인삼공사 등 현물출자주식은 향후 종금사 폐쇄가 결정될 경우 예금지급을 위해 현금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콜시장 안정 등 금융시장 안정이 선행되지 않으면 당분간 금융기관들의 주식 대량매도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안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