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韓·美, 정상회담 카드로 北 비핵화 압박

스티븐스 "北진정성 보일땐 양자대화도 준비"<br>靑 "내년 김정일 초청 베를린 제안 北에 전달"

한국과 미국이 남북ㆍ북미 정상회담 등의 카드로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강하게 압박하고 나서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는 18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나선다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라며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뒀다. 특히 스티븐스 대사는 "우리는 (북한과) 양자대화도 할 준비가 돼 있으나 일단은 남북관계 개선이 있기를 원하고 북한이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북한이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이려면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비핵화 행동을 촉구했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0일 비핵화 전제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내년 서울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 초청하겠다고 밝힌 '베를린 제안'의 연장선상에 있다. 따라서 북한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에 나서면 한ㆍ미는 정상회담을 포함해 북미ㆍ북일 관계 정상화 등 모든 것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약속한 셈이다. 물론 당근도 준비돼 있다. 방한 중인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통해 미 행정부는 대북 식량지원 재개에 대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는 것. 물론 아직까지는 대북 식량지원에 대해 한ㆍ미간에 온도차가 분명 존재하고 있지만, 북한이 비핵화 조치가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질 경우 이 같은 이견은 충분히 넘을 수 있다는 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동시에 한미는 3차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실험 등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한 단호한 메시지를 계속 내보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 대한민국도 강력한 대응을 하고자 하는 정책으로 바꿨다"고 했으며, 이날 스티븐스 대사는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일원이자 한국의 동맹국으로서 국제사회 규범에 반하는 북한의 또 다른 도발에는 반드시 '후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억제하면서 비핵화 과정으로 북한을 끌어들이기 위한 고강도 압박이 한ㆍ미간 조율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청와대는 최근 북한과 접촉을 갖고 "내년 3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초청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베를린 제안'을 직접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핵 안보회의 초청에 대해 우리의 진의가 북측에 전달됐다"며 "향후에도 기회가 있다면 남북간에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번 북한 접촉은 지난주 이 대통령의 '베를린 제안'에 대해 북한을 직접 접촉해 전달하겠다는 사전예고에 따른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북측과) 어떤 방식으로 접촉했는지 자세히 말해 줄 수 없으나, 베를린 제안 이후 우리측의 의사가 북한에 분명히 전달됐다"며 "북한의 반응에 대해서는 아직 말해 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아울러 박의춘 북한 외무상이 지난 17일 2005년의 한반도비핵화 공동성명에 입각해 한반도 전체에서 비핵화를 선언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남북간 논의의 기본적 공감대는 마련돼 있는 상태다. 따라서 한미의 압박과 잇따르고 있는 남북간 물밑접촉에 의해 북한 비핵화 문제가 어떤 방식으로 풀릴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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