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민족 얼 깃든 숭례문도 생명체… 완전 복구 기원하며 49재 치러"

서울 개운사 주지 공운 스님


“우리 민족의 정신과 얼이 담겨 있는 숭례문은 생명체와 다름없습니다. 소실된 것을 애도하면서 한편으로는 숭례문이 원래 모습대로 되살아나길 바라며 49재를 준비했습니다.” 30일 국보 1호 숭례문의 49재를 봉행한 서울 안암동 개운사 주지 공운(47ㆍ사진) 스님은 “우리 나라의 문화 상징인 숭례문에 대한 국민의 애정은 말로 다할 수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 마음속에 여전히 살아 있는 숭례문의 완전한 복원을 바라며 이 행사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죽은 지 49일째를 맞아 치르는 49재는 영혼의 천도(薦度)와 극락왕생을 비는 불교 전통의식이다. 인간을 포함해 살아 있다가 목숨을 다한 생물을 대상으로 천도의식을 치르지만 숭례문처럼 무생물을 대상으로 삼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와 관련, 공운 스님은 “물이나 공기를 살아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민족의 얼이 깃들어 있는 문화재를 무생물이라고 할 수 없다”며 “이번 49재는 눈길을 끌어보려는 이벤트가 아니라 문화재를 사랑하는 스님들이 뜻을 모아 국민의 마음을 위로하고 숭례문 복원사업이 원만하게 진행되도록 간절히 빌기 위해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49재는 본래 죽은 이가 금생에서 쌓은 업을 소멸시켜 극락세계에 환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며 “그러나 이번 49재는 기복적 성향이 강한 천도의식을 복원의식으로 바꿨으며 잘못 살아온 중생의 삶을 참회하고 반성하는 회광반조(回光返照ㆍ내면 세계를 돌이켜 반성함으로써 불성을 발견하는 것)와 조고각하(照顧脚下ㆍ다리 밑을 비춰 돌아보라는 말로 도는 자기 가까이 있다는 뜻)를 강조하는 쪽으로 진행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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