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본시장 새패러다임을 찾아서] IBRA

IBRA는 지난 98년 1월 설립돼 부실은행 폐쇄, 합병, 기업 부채조정등의 임무를 전담하고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기업구조조정위원회, 예금보험공사, 자산관리공사를 합친 것과 비슷한 기구다.IBRA는 우선 237개에 달하는 상업은행과 9,315개에 달하는 지역은행에 대해 통폐합 조치를 단행한다. IBRA는 설립과 동시에 회생가능성이 있는 54개 은행을 직접 소유하고 부실이 심한 7개 상업은행은 즉각적으로 폐쇄했다. 98년 3·4분기에는 은행을 자산건전도에 따라 3등급으로 분류, 각기 다른 회생방안을 마련했다. A등급은 자산건전성이 가장 좋은 은행으로 합병을 통한 대형화를 추진하고 있다. B등급 은행중 9개은행은 공적자금을 투입, 구조조정에 들어가고 38개의 B등급 은행과 C등급 은행들에 대해서는 추가로 폐쇄조치를 내렸다. 이와같은 구조조정은 98년 4·4분기부터 99년 1·4분기까지 진행된 것으로 현재 인도네시아의 상업은행은 160여개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같은 은행구조조정은 외국투자가들에게 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IBRA가 강력한 개혁 스케줄을 가지고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보다는 정치권과 연결돼 눈치보기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방크발리(BANK BALI) 스캔들이다. 지난해 8월 인도네시아 정·재계는 온통 방크발리 스캔들로 몸살을 앓았다. 6월 총선에서 집권당이 선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방크발리의 구조조정 과정에 개입, 엄청난 정치자금을 조달한 사실이 폭로됐기 때문이다. 방크발리에 IBRA의 공적자금이 들어가는 대신 방크발리는 자신이 가진 채권일부를 집권당에 리베이트로 제공한 것이다. 이 사건은 국제적으로도 파장을 일으켜 IMF의 긴급자금 인출이 중단되기도했다. IBRA는 와이드-메가와티 연립정부가 들어선 이후 총재가 교체됐다. 과거 정치권과 연결된 인사를 제거하고 개혁 성향의 인사들로 구조조정 작업에 본격착수한다는 신호인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제 구조조정은 결국 정치 구조조정의 함수인 셈이다. 자카르타=김성수기자S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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