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다시 투자열기
美주식 급락불구 평균 8% 수익률 올려
한동안 주춤했던 헤지펀드가 투자 열기로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는 헤지펀드가 최근 주식이나 뮤추얼펀드보다 높은 실적을 보이면서 헤지펀드로 뛰어드는 투자자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최근호(26일자)에서 보도했다.
헤지펀드 자문기관인 헤네시 그룹은 지난해 S&P 500 지수는 9.1%, 나스닥은 39%나 하락한데 반해 헤지펀드는 평균 8%의 수익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지난해 주식시장은 급락했지만 헤지펀드는 주식매매를 수단으로 오히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헤지펀드의 매력=헤지펀드는 우선 주식, 상품, 선물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가 가능해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 또 뮤추얼펀드가 제한받고 있는 주식매매가 가능하다는 점도 헤지펀드의 큰 매력이다. 실제로 미국 시장에서의 헤지펀드 실적은 지난 14년간 95년과 98년을 제외하고는 항상 뮤추얼 펀드의 실적을 앞질렀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헤지펀드들은 기술주에서 매수 헤지를 사용해 높은 실적을 이뤘다.
나스닥이 지난 2ㆍ4분기 폭락할 때 헤지펀드인 피컷펀드, 바우만 캐피털, 갈레온 테크놀로지 펀드 등은 매수를 시작했고 이들은 각각 34%, 19%, 12.5%라는 결실을 거두었다.
◇늘어나는 투자자=헤지펀드의 이 같은 매력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헤지펀드는 부자들만의 투자수단으로 자리잡았었다. 미 연방유가증권법이 헤지펀드에 참여하는 투자자를 100여명 정도로 제한, 100만달러가 최소 투자단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산 매니저들이나 증권 중개업자들이 작은 규모의 헤지펀드를 운영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제는 1만달러의 자산으로도 헤지펀드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기관투자자들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지난 93년 헤지펀드에 들어있는 기관투자자들은 5%에 불과했으나 현재 전세계 약 4,000억달러 규모의 헤지펀드중 기관투자자의 비중은 25%로 늘어났다. 또 단체들의 기부금이나 연금 자산 등도 헤지펀드의 대열에 속속 합류하는 추세다.
미국 연금펀드 중 가장 큰 규모인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칼퍼스)은 최근 처음으로 10억달러를 헤지펀드에 투자했고 앞으로 투자 규모를 늘리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지펀드 컨설트 기관인 밴 헤지는 5년 이내에 헤지펀드 규모가 1조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규모의 펀드운용 늘어=타이거펀드나 퀀텀펀드 등 대규모의 헤지펀드에서 나온 매니저들이나 뮤추얼펀드를 운용하던 매니저들이 최근 5억~10억달러 규모의 작은 규모의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사례가 늘었다. 이들은 규모가 작기 때문에 규모가 클 때보다 자유롭게 매도나 매수를 할 수 있고 다른 투자자의 관심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헤지펀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나면서 위험요소가 늘고 있다고 비즈니스위크는 지적했다.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나 감시 등이 강화, 예전 같은 높은 실적을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고 이 잡지는 설명했다.
최원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