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규모 35兆원 이상… "실제는 상상 초월 할수도"<br>경마인구 20% 400만명 이상 '사설경마' 경험<br>제한 없는 베팅·배당금 수령 등 편해 이용자 늘어<br>"베팅금액 상향등 규제 풀어야 사설경마 줄어들것"
우리나라 사설경마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 35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는 서울경제신문이 지난 4월 둘째ㆍ셋째 주말 24개 경마장(화상 경마장 포함)을 찾은 경마객 8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설문조사의 주요 내용과 결과를 요약한다.
◇‘사설경마 해봤다’ 20%=경마장을 찾은 사람 5명 중 1명은 사설경마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마사회가 밝힌 지난해 한해 경마인구는 연인원 2,168만명. 설문 응답대로라면 어림잡아 400만명 이상이 사설경마를 해본 셈이다. 사설경마를 하는 이유로는 ‘제한이 없는 베팅금액(16.9%)’이 첫번째로 꼽혔다. 마사회는 경주당 최대 베팅금액을 10만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다음으로 꼽은 이유는 ‘마권 구입 및 배당금 수령의 편의성(12.7%)’ ‘수수료 환불(6.0%)’ 등이다. 사설경마는 전화 한 통으로 마권을 살 수 있고 배당금은 계좌로 입금된다. 베팅금액을 모두 잃었을 때 구입액의 20% 정도를 환불(마사회는 세금으로 공제)해주는 점도 경마팬을 불법 사설경마로 끌어들이고 있다.
◇‘사설경마 규모, 마사회 매출의 2배’=사설경마를 해본 사람들의 40.4%는 사설경마 시장규모를 마사회 연간 매출(2008년 7조4,220억원)의 2배로 봤다. 10배라는 응답도 25.0%로 두번째로 많았다. 응답자의 23%는 4배로 추정했다. 이를 가중평균하면 사설경마시장의 규모는 35조4,965억원 수준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20~100배 규모’라는 응답(9.6%)을 계산에서 제외한 것이다. 통계에서 이들 응답을 뺀 이유는 이를 포함하면 추정규모가 100조원을 넘어가는 오류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한 경마객은 “몇 만원 단위로 승부를 거는 경마장과 달리 사설경마는 단위가 높아 천만원 단위로 베팅하는 경우도 많다”며 “실제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가 사설경마 키운다=사설경마를 억제할 수 있는 방안으로 응답자들은 경마산업에 대한 정부 규제 완화를 꼽았다. 가장 큰 요인은 마권 구입 상한제 폐지. 응답자의 55.8%가 경주당 10만원인 베팅금액의 상향조정을 원했다. 이들이 꼽은 적정 베팅금액(주관식 설문)은 평균 48만5,870원으로 나왔다. 마권 구입 상한제는 1984년 50만원으로 처음 규제된 뒤 점차 내려가 1994년 10만원으로 정해져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마권구입실명제에 대해서는 절대 다수(83.4%)가 ‘사설경마시장만 키울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 특별취재팀- 권홍우 편집위원, 서민우ㆍ진영태(사회부), 이승현(국제부), 김태성(생활산업부), 임진혁ㆍ윤경환(증권부), 탁시균ㆍ조은지(편집부), 김경미(부동산부), 김지아(문화레저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