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12월 21일] 브랜드 경쟁력 높이려면

최근 한 시장조사 업체가 아시아지역 15~64세 3400명을 대상으로 업종별로 브랜드 조사를 한 결과 한국 브랜드는 전체 79개 업종 중 22개 업종에서만 5위안에 이름을 올렸다는 결과가 나왔다. 가전제품에서만 1위에 올랐을 뿐이다. 중국ㆍ인도ㆍ태국ㆍ말레이시아ㆍ싱가포르ㆍ일본 등 아시아지역 10개국에서 온라인으로 세계 모든 브랜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한국만의 스토리로 차별화 전자제품ㆍ미디어(인터넷)ㆍ의류ㆍ식음료ㆍ금융 등 총망라한 조사에서 한국 브랜드들은 전자제품에서 두 대기업 제품이 강세를 보였고 껌과 캔디ㆍ은행ㆍ우유ㆍ자동차 분야에서 강세를 보였으나 한국의 대표적인 인터넷업체는 4위와 5위에 머무는 등 대체적으로 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지역에 부는 한류열풍을 생각하면 한국 브랜드 성적이 좋지 않은 것은 다소 의외다. 브랜드는 과연 무엇이고 어떤 속성을 갖고 있길래 한국 제품의 브랜드 인지도가 이렇게 낮게 평가되고 있는 걸까? 브랜드의 기원은 고대의 한 통치자가 나라에서 생산된 제품에 문제가 있으면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를 가리기 위해 제품에 생산자 이름을 밝힌 데서 시작됐다고 한다. 제품 생산자가 밝혀지자 그들은 스스로 생산한 제품에 대해서 큰 자부심을 갖게 되었고 경쟁자들이 만든 제품들과 차별화시키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결과적으로 책임을 가리기 위한 본래의 의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브랜드를 붙임으로써 제품의 질이 크게 향상되었고 제품에 브랜드를 붙이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브랜드는 이제 기업과 국가를 유지시키고 발전시키는 원동력으로 내재된 브랜드 가치에 의해 좌우된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한류 열풍이 브랜드 열풍으로 연결되지 못한 것이다. 다시 말해 한류가 한국 제품브랜드의 인지, 로열티, 연상 이미지를 아시아 지역 고객들에게 깊숙이 침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아시아시장도 미국ㆍ유럽 등의 전 세계적 브랜드와 치열하게 경쟁하는 구도로 접어들었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전통과 한국만의 스토리를 담은 무형의 브랜드 가치를 담아 해외 브랜드와 차별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 차별화되는 네이밍과 심볼ㆍ디자인ㆍ마케팅이 필요하다. 잘 지은 이름 하나는 열 제품 못지않으므로 이름도 중요하고 이를 상징화하는 심벌과 가치를 표현하는 디자인도 중요하다. 이제 최종소비재의 경우 100% 이성적인 구매동기란 존재하기 힘들다. '필요한 제품'이 아니라 '사고 싶도록 만드는 상품'을 소비한다. 현재의 소비자들은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제품과 서비스에 기꺼이 프리미엄을 지불한다. 현대의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것은 상품이 아니라 브랜드라는 말도 이를 말하는 것이다. 디자인 다각화 전략 세워야 때마침 지난 10일 코엑스에서 개최된 '디자인코리아 2010'국제회의에서는 '디자인과 브랜드 파워'를 주제로 디자인과 브랜드의 상승효과가 기업과 국가 이미지와 경제에 미치는 역할에 대해 토론했다. 브랜딩 스쿨 워크숍도 함께 개최하여 디자이너와 마케터의 전략을 시각화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GE, Microsoft, PepsiCo, Nike 등 세계적 대기업의 디자인컨설팅을 담당하는 전문가들과 세계디자인단체회장, 디자인센터장이 참여하여 디자인과 기업브랜드, 디자인과 국가브랜드 간의 상생관계를 고민했다. 디자인이 창의와 혁신을 연결하는 것이라면 브랜드는 디자인을 통하여 소비자 행동의 변화를 이끈다. 또한 브랜드 가치는 새로운 고객을 만들고 기업의 가치를 높여 경쟁력을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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