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도그마에 빠진 환경정책] 삼성전자·LG화학 등 14곳 '탄소경영' 우수기업에 선정

전세계 2,000개 기업 평가

미·일 이어 세번째로 많아


SK하이닉스는 지난 2008년부터 온실가스 원단위 배출량을 오는 2015년까지 50% 감축하기로 하고 강력한 저감 활동을 추진했다. 공정가스인 과불화탄소(PFCs)와 에너지 배출을 줄이기 위해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협력해 온실가스 측정기술을 개발하고 온실가스 제거장치의 활용도를 높이는 동시에 에너지 저감을 위해 고효율 냉동기도 도입했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온실가스 연간 배출량 감축목표를 6% 초과 달성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CDP(Carbon Disclosure Project)한국위원회가 선정하는 탄소경영 최우수 그룹인 '탄소경영 글로벌 리더스클럽'에 5년 연속 편입돼 국내 기업 중 최초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CDP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비영리기구다.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ETS) 시행이 임박하면서 산업계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에코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한 '탄소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연합(EU)·일본 등 선진국 기업들에 비해 출발은 늦었지만 온실가스 배출 저감과 에너지 절감을 위한 기술·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면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22일 CDP영국본부가 올해 전 세계 기업 2,000여곳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공개정보를 평가한 결과 우수한 성과를 낸 밴드 A그룹 189개 기업 중 한국기업은 14곳이 포함됐다. 미국(34개)과 일본(24개)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밴드A를 획득한 국내 14개 기업에는 삼성 계열사가 전자·전기·SDI·물산·화재 등 5개로 가장 많고 LG는 전자·화학이 포함됐다. SK하이닉스와 두산중공업·S-OIL·현대건설·KT 등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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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자업계의 5개 기업이 포함된 것이 눈에 띈다. 수출이 많은 업종 특성상 환경 관련 규제가 까다로운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서둘러 저탄소 이슈에 대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환경안전위원회·에코협의회·환경안전부서장회의·기후변화실무회의 등 다각적인 기후변화 대응 체계를 갖추고 연간 700만톤의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반도체 생산공정의 F-가스 저감설비 운영, 고효율 설비 도입 등 다양한 감축활동을 벌였다. 이를 통해 지난해 2.23톤의 온실가스 원단위 배출량을 기록하며 목표를 6% 초과 달성했다.

LG는 기후변화 대응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2004년부터 전 사업 부문이 참여하는 '온실가스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일찌감치 기후변화 대응에 나선 LG화학은 '전사에너지위원회'와 '에너지·기후팀'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온실가스 감축 프로젝트를 발굴, 수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공정혁신 활동과 저탄소 사업구조 전환을 통해 지난해 국내외 사업장에서 전년 대비 약 100억원을 추가 절감한 800억원의 에너지 절감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전력소비량과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에너지·철강 분야는 ETS 시행에 따른 위험도가 높은 업종이다. 한국전력에 이어 ETS 규제 리스크가 두 번째로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포스코는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적극적이다. 최근 5년간 철강 공정의 폐열회수설비, 고로 노정압 발전설비 증설, 코크스 건식소화설비 추가 설치 등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해 4,800억원을 투입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포항·광양제철소의 공정 온실가스 배출량은 7,483만톤으로 전년(7,700만톤)보다 2.8% 감소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존 기술로는 추가 에너지 효율 개선에 한계가 있다"며 "혁신기술을 개발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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