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국내로 들어온 일부 제품에서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시작된 논란은 반 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식약처의 판매금지 리콜 명령 이전에 물건을 구입해 부작용을 겪고 있는 소비자는 물론이고, 당시 힐링크림 열풍을 이끌었던 유명 쇼호스트와 홈쇼핑업체 G사 역시 이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높았던 힐링크림의 인기만큼 홈쇼핑 브랜드 이미지는 타격을 입었고, 방송을 믿고 산 소비자들은 무너진 신뢰에 대해 환불 그 이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해당 제품에 여전히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다시 시끄러워졌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힐링크림 세트를 판매한 G홈쇼핑은 해당 제품을 사용해 피부에 문제가 생긴 소비자에게 치료비를 지원하며 현재 추가적인 보상책을 고민하고 있다.
G사는 판금조치 이전에 6,000여 세트를 팔았다.
방송 당시 힐링크림이 피부에 안전한 제품이라고 언급하며 구입을 부추겼던 쇼호스트 A씨는 식약처가 판금조치를 취한 이후 공공의 적이 됐다. 그가 방송에서 스테로이드가 없다고 자신있게 말한 부분이 문제였다. 일부 소비자들은 A씨가 스테로이드가 들은 사실을 알면서도 팔았다는 주장을 블로그나 카페 등에서 펼쳤다. 또 일부는 홈쇼핑에 항의하고 법적 대응을 취하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현행법 판매를 진행했던 G홈쇼핑의 경우 현행법상 해당 제조물에 대한 책임을 질 의무가 없다. 식약처의 조치에 따라 제품을 회수하고 환불해주면 그만이다.
G사 관계자는 “화장품법에서 요구하는 서류를 철저히 검토했는데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며 “협력사인 수입업체 M사도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있는지 몰랐다고 해서 믿었다”고 말했다. 법적 책임은 없지만 도의적인 차원에서 제품가격 전액을 환불하고 치료비 보상을 해주고 있다는 것이 G사의 설명이다.
이에 홈쇼핑 업체를 믿고 산 고객들은 책임을 따져 물을 곳이 확실치 않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다. 힐링크림을 사용해 피부가 심하게 상하거나 2차 질환에 시달리는 상황이지만 법적으로 끝까지 책임을 지겠다는 곳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제품을 국내에 들여온 수입업체 M사가 피해를 보상해주는 역할을 할지도 확실치 않다. 식약처에서 내린 수입허가를 근거로 영업을 해오던 M사가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간 제품을 고의로 들여온 것이 아니라면 업체 측 과실이라고 보기 어렵다. M사는 현재 영업정지 상태이며 제품도 모두 회수했다. 식약처에서는 현재 구매대행으로 가져왔거나 회수가 덜 된 제품만 시중에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고윤기 로펌고우 변호사는 “판매를 대행한 유통업체인 G사의 경우 식약처 허가를 받은 수입업체의 제품을 판 것이기 때문에 제조물 책임법에 따른 책임을 묻기 어렵다”며 “다만 수입업체 혹은 식약처에 문제가 된 제품을 시중에 유통시킨 과실이 있다고 확인될 경우 피해자들이 손해배상이나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자신이 스테로이드가 들어있는 화장품을 사용해서 입은 피해를 증명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해 소비자들이 기업의 선의에 기대지 않고 보상을 받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