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IT업계 혜성으로

바르셀로나대회 사격 출전 이은철 인텔라 대표


사격 국가대표로 지난 1984년부터 5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하고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이은철(44ㆍ사진)씨가 사업가로 변신, 혜성처럼 나타났다. 그가 대표를 맡은 통신모듈 제조업체 인텔라는 차세대 통신장비에 반드시 탑재되는 RRH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사실 이은철 대표는 사격에서 재능을 드러내기 이전인 중학교 때부터 이미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시작했고 선수생활을 정리한 뒤 미국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기업에서 30만달러의 고액 연봉을 받고 일했던 '준비된 IT 최고경영자(CEO)'였다. 그는 "고등학생 때는 학교에서 '컴퓨터 천재'라는 말도 숱하게 들었다"며 "대학에서도 컴퓨터사이언스를 전공으로 선택했을 만큼 IT 분야와 계속 인연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그의 컴퓨터 실력은 선수생활 중에도 빛을 발했다. 현재 대한사격연맹이 사용하는 사격경기용 실시간 데이터베이스 구축시스템도 1987년 선수생활을 하던 이 대표가 개발한 것이다. 같은 해 들어온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영입 제의를 서울올림픽 출전 때문에 고사했을 만큼 이미 업계에서 그의 실력은 잘 알려져 있었다. 그는 2009년 인텔라 창업 후 유무선통신에 필요한 중계기 안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인 RRH 모듈을 선보여 다시금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제품은 통신 데이터양에 맞춰 선을 바꾸지 않고도 현재의 3세대(3G)뿐 아니라 대용량 데이터를 주고받는 차세대 4G 기반통신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대표는 "아날로그 상태의 통신신호를 데이터 손실 없이 기존의 절반 크기로 줄여 디지털화하는 것이 RRH 모듈 기술의 핵심"이라며 "이를 통해 망 구축비용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술력 덕분에 인텔라는 창업 첫해에 지식경제부가 진행하는 유무선 통합 통신장비 관련 국책사업 주관기업으로 선정됐으며 올 7월 통신용 고효율 범용 디지털 모듈을 개발하는 2년짜리 국책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말에는 무역센터와 지하철 구내 등 주요 시설물 내 중계기를 4G 서비스에 맞게 신규 설치하거나 교체하는 IBS(In Building System) 구축 과정에 인텔라의 RRH 모듈을 공급할 예정이다. 계획이 순조로우면 올해 70억원, 내년 200억원, 오는 2014년 6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도 가능할 것으로 이 대표는 전망했다. 이 대표가 사업을 통해 이루고 싶은 궁극적 목표는 사격 꿈나무들을 위한 장학재단 설립이다. 올 3월 국제심판자격증을 취득하고 향후 국제사격연맹에서의 활동을 고려하고 있는 것도 재단 운영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이 대표는 "나중에 다시 돌아갈 곳은 결국 사격"이라며 "어려운 학생들이 운동을 시작하고 그 꿈을 이어갈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